“영변 핵시설 재가동, 대미 도발용 아니지만 가볍게는 볼수 없어”

전쟁위기 촉발해 북미 핵협상했던 北 태도와 달라
영변 플라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삼중수소 등 생산 가능
IAEA보고서 계기로 북핵 협상 나서야
  • 등록 2021-09-08 오후 3:07:41

    수정 2021-09-08 오후 3:07:41

북한 영변의 핵시설 단지 모습을 지난 27일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발간한 북핵 관련 9월 연례 이사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관련해 “2021년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정황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북한이 영변 핵시설 단지를 재가동한 징후가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분석과 관련, 미국에 대한 도발을 의도한 것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것이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며 북한의 핵 역량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강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8일 외교부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소속 전봉근 안보통일연구부 교수는 ‘IAEA 북핵 보고서 평가와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IAEA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북한 안전조치 적용’ 보고서에서 영변 단지의 핵 활동과 관련해 5메가와트(MW) 흑연감속 실험로가 2018년 1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가동 중단됐지만, 올 7월 초부터 냉각수 방류 등을 포함한 가동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또 방사화학실험실(재처리시설)의 가동을 위한 증기시설이 2021년 2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가동됐다며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추측했다. 또 영변의 농축시설은 가동 징후가 없지만 강선 농축시설은 가동 중이며 평산 우라늄 광산과 핵시설에서도 농축활동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놓고 북한이 다시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한 핵 도발을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전 교수는 “IAEA 보고서에 나타난 핵 활동은 북한이 과거 관행적으로 미국 신행정부를 상대로 시도했던 핵·미사일 도발이 아닌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과거 북한은 사전 경고로 관심을 집중시킨 후에 군사적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켜 전쟁위기를 촉발했었다. 이런 핵위기와 전쟁위기는 대체로 북미 간 핵협상과 핵 합의로 이어졌다. 그런데 올 상반기에 진행되었던 영변 핵단지 내 재처리는 북한의 경고와 위협 없이 너무나도 조용히 재개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변’의 가치는 어느 정도가 될까.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경제 제재를 철폐해달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안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결국 거부했다. 북한의 핵 역량이 과거 플루토늄 기반에서 고농축우라늄 기반으로 이미 전환됐기 때문에 영변 핵시설은 조만간 폐기될 것이란 주장이 근거가 됐다.

전 교수는 의견을 달리한다. 그는 “영변 흑연로 감속로와 재처리시설이 가동되면 매년 핵무기 약 1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며 “영변 내 농축시설에서도 매년 핵무기 약 2개를 만들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영변에는 수소폭탄 제조에 필요한 삼중수소 또는 리튬을 생산하는 시설도 있어, 북한의 수소폭탄과 증폭핵분열탄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변 핵 단지가 ‘고철덩어리’처럼 보이더라도, 다량의 무기용 핵분열물질과 수소폭탄용 필수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면, 결코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이번 IAEA 보고서를 계기로 북핵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북미 핵협상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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