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도주에 실탄 반입…보안 구멍 뚫린 인천공항

입국거부 외국인 2명 공항서 도주 뒤 검거
법무부, 외국인 관리 '사각지대' 드러나
인천공항 X-ray 권총탄 자동검색 기능 없어
공항공사 "인공지능 판독시스템 확대할 것"
  • 등록 2023-03-29 오후 3:33:59

    수정 2023-03-29 오후 7:49:54

인천공항 테러대응훈련 모습. (사진 = 인천공항공사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거부 외국인의 도주와 실탄 반입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보안이 위협받고 있다. 국내 최고의 보안시스템으로 불리는 인천공항 엑스레이(X-Ray)는 승객의 가방에 든 실탄을 검색하지 못해 여객기 내 위험물 반입 위험이 커졌다.

노조는 보안 강화를 위해 보안업무 직원을 충원해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29일 인천공항공사와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는 입국이 거부된 A씨(21) 등 카자흐스탄인 2명이 송환과정에서 도주했다.

이들은 24일 카자흐스탄 타슈켄트에서 인천공항으로 와서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되자 제2터미널 2층 출국대기실에서 머물렀다. 대한항공 송환 비행기가 26일 오후 3시20분 출발하는 것으로 결정되자 이들은 25일 오후 6시께 출국대기실에서 퇴실했고 법무부 대기실 직원에 의해 터미널 4층 탑승구 근처로 인솔됐다.

하지만 탑승구 주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A씨 등 2명은 26일 오전 4시20분께 터미널 1층 창문을 깨 밖으로 나갔고 활주로 쪽 외곽 울타리를 넘어 도주했다가 한참 뒤 경찰 등에 붙잡혔다. 이들이 공항 곳곳을 다니며 도망갈 궁리를 할 때 법무부는 도주자의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

법무부, 입국거부 외국인 관리 허술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출국대기실 직원을 충원하고 법무부 업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법무부가 지난해 8월부터 용역업체 직원을 인천공항 1·2터미널 출국대기실(이하 대기실) 공무직으로 채용했지만 현재 정원 41명 중 28명만 근무한다”며 “해당 직원은 대기실 관리와 외국인의 탑승구 인솔 역할을 하는데 탑승구로 인솔한 다음부터는 법무부 업무 조정으로 책임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대기실을 퇴실한 외국인이 환승구역을 돌아다니는 것은 대기실 직원이 관리할 수 없게 돼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전경.
노조는 “대기실 공무직 월급이 최저임금 수준이라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없어 인력 충원이 안된다”며 “법무부는 공무직 임금 인상 등 고용안정 방안을 추진하고 법 개정을 통해 대기실을 나간 외국인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외곽 울타리 도주 관련해서는 “인천공항 자회사 직원 161명이 부족한 상황에 발생했다”며 “인력 부족으로 자회사는 외곽 울타리 망루 보안요원을 4단계 공사현장 임시초소에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환승장 검색 ‘구멍’

인천공항에서는 또 지난 10일 대한항공 비행기 안으로 권총탄 2발이 반입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실탄은 이날 새벽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공항으로 온 미국인 B씨(70대)가 가져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환승장 엑스레이 기록에서 B씨의 가방 속에 실탄 2발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해당 엑스레이 장비는 실탄을 표시해주는 기능이 없다. 환승장 엑스레이 모니터는 가방 내부 물품을 보여주며 폭발물과 액체류만 자동 검색한다. 권총이나 실탄은 표시해주지 않아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보안검색요원이 육안으로 모니터를 보고 찾아내 기내 반입을 막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보안검색요원 C씨가 모니터에서 실탄을 제대로 식별하지 않고 검색대를 통과시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경찰단은 10일 대한항공 항공기 안에 떨어져 있던 실탄 2발을 수거했지만 몇시간 뒤 B씨가 필리핀으로 출국해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B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인터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같은 혐의로 C씨를 불구속입건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사용 중인 엑스레이 장비는 실탄을 감지하지 못한다”며 “검색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 구역에 설치한 CT(전산화 단층촬영) 엑스레이(3D) 장비를 2026년까지 출국장·환승장에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 인공지능 판독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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