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농산물·닭고기까지 '폭등'…하반기 가공식품·외식비가 두렵다

코로나·전쟁에 물가 고공행진…이상기후까지 부채질
국제 설탕·원당값 12년만 최고치…장기화땐 국내 가격도 인상 불가피
당근·무·양파 등 국산 농산물도 연초 한파 탓에 폭등
닭고기 전년比 30% 안팎 가격 ↑…높아진 원가 부담에 외식업계 골머리
  • 등록 2023-04-26 오후 3:49:17

    수정 2023-04-26 오후 3:49:17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설탕부터 무, 양파, 당근에 닭고기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고 있다. 코로나19와 전쟁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지난해부터 불거진 물가 상승에 전세계적으로 나타난 이상기후까지 부채질을 하고 있어서다. 주요 농산물의 작황 부진으로 식자재 가격이 껑충 뛰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식음료·외식 업체들도 시름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설탕을 구매하고 있다.(사진=뉴스1)
전세계 덮친 ‘슈거플레이션’…국내 하반기 인상되나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aTFIS)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에서 전날(25일) 거래된 설탕의 가격은 t당 705.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6일 520.5달러를 기록한 것에 비교하면 1년 사이 35.5%(184.6달러)나 급등했다. 특히 2011년 11월 이후 12년여 만에 700달러대를 넘어섰다.

설탕의 중간재인 원당(비정제 설탕)의 가격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BOT)에서 전날 거래된 원당 가격은 t당 587.5달러로 전년(418.7달러) 대비 무려 40.3%(168.8달러) 껑충 뛰었다.

제당업체들은 물론 식음료 업체, 소비자들까지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외에서 원당을 수입해 설탕을 생산·판매하는 CJ제일제당(097950), 삼양사(145990), 대한제당(001790) 등 제당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커지게 됐다. 통상 6개월 치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원당 가격이 이어질 경우 하반기 설탕 가격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국제 설탕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가운데 국내 제당업체들마저 설탕 가격을 인상한다면 식음료 업체는 물론 소비자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설탕 및 원당 가격 인상의 요인은 복합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전세계 사탕수수 생산 1위 국가인 브라질부터 2위 인도, 4위 태국 등이 지난해 폭염과 가뭄, 홍수까지 이상기후에 시달렸다. 엔데믹 전환 이후 전세계적으로 설탕 소비는 늘었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여기에 인도 정부가 지난해 5월부터 설탕 수출을 제한하고 있어 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통상 사탕수수 가공공장은 시황에 따라 에탄올과 설탕을 선택해 가공한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된 이후 주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 설탕은 자국 수급에 집중하고 상당수의 사탕수수 가공공장을 에탄올 가공으로 전환한 것. 인도제당협회(ISMA)는 이같은 정책에 따라 올해 설탕 생산량은 예년 대비 450만t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삼계탕 음식점.(사진=뉴스1)
이상기후까지 고물가 부채질…농산물·닭고기 비상

국내 농산물도 이상기후로 가격이 널뛰기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aTKAMIS)에 따르면 전날 당근(비세척) 소매가격은 1㎏당 4891원으로 작년보다 37.8% 올랐다. 같은 기간 양파는 1㎏당 2408원(22.5%↑), 무는 1개당 2050원(26.3%↑), 대파는 1㎏당 2966원(21.7%↑), 풋고추는 100g당 2055원(42.3%↑)으로 모두 큰 폭 가격이 올랐다. 올해 1월 한파로 냉해 피해를 입으며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닭고기 가격도 오름세다. 급등한 국제 곡물가에 사료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한 육계농장들이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전날 육계생계 가격(운반비포함)은 1㎏당 대(大) 2990원, 중(中) 3090원, 소(小) 319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가격(대 2190원, 중 2290원, 소 2390원)보다 각각 800원 오른 수준이다.

이에 통상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나 삼계탕음식점에서 쓰이는 닭고기 가격도 올랐다.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주로 쓰는 9~10호(냉장·벌크) 가격은 1㎏당 5000원, 삼계탕 음식점이 주로 쓰는 45~55호 가격은 1수당 358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각각 27.5%, 38.8% 오른 가격이다.

외식비 부담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에 생계를 납품할 때 시장 가격과 연동해 가격을 책정하지만 고물가 상황에서 고통 분담을 위해 상한선을 정하고 이를 넘을 경우 본사가 감당한다”며 “이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론 대부분 외식업체들이 지난해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한 만큼 추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제고가 쉬운 대형 외식 업체와 달리 삼계탕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은 식자재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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