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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선수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프로 카레이싱에 뛰어든 인물이다. 15세 때부터 카트 레이스로 데뷰해 국내 대회를 세차례 석권했다. 지난 2007년 꿈의 미국 프로 무대에 진출했다.
그는 무작정 자동차가 좋았다. “처음 카트 레이서로 시작했을 때가 중학교 3학년이었어요. 학교 성적을 올리겠다는 약속을 하고 부모님께 겨우 허락을 받았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카레이서의 길을 걷고 있네요.”
한국 최고의 카레이서지만 미국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미국은 그야말로 카레이싱의 본고장이다. 마이너리그인 인디라이츠 경기에도 500마력의 머신을 타고 최고 시속 325km의 속도를 견뎌야 한다. 이 정도 속도로 달리면 중력이 4배에서 5배로 높아진다. 몸무게가 60kg이라면 300kg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셈이다.
메이저 대회인 인디500 경기는 700마력의 ‘괴물’ 머신을 탄다. 속도는 시속 380km까지 올라간다. 중력 역시 6배로 높아지다. 이 속도로 2.5마일의 타원형 트랙을 200바퀴 돌아 승부를 가리는 경기다. 한계치의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몸은 그나마 좌석이 받쳐주지만 머리는 떠 있는 상태기 때문에 굉장한 압력을 받습니다. 사람 머리가 보통 6~7kg이니까 머리에 35kg짜리 쇠뭉치로 눌리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머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술뿐 아니라 목 근육 강화 훈련도 쉬지 않고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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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한 스폰서가 없는 최 선수는 부모님과 지인에게 손을 빌려 이를 악물고 버텼다. 돈이 부족해 포기한 대회도 부지기수다.
“한국에서는 프로팀에 소속돼 월급도 받고 우승해 상금도 타고 했지만, 미국 무대는 솔직히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이라는 큰 무대에 대한 갈망을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최 선수는 바닥부터 한칸씩 계단을 밟았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인 인디라이츠 경기에서 11위에 오르며 메이저대회인 꿈의 ‘인디500’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카레이싱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최 선수는 ‘평정심’이라고 했다.
“단 한번만 실수해도 만회할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카레이서가 빠른 속도를 즐기는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입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대응해야만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고 성적도 좋아집니다. 절대로 흥분하면 안되죠.”
최 선수는 태극 문양과 자신의 성인 ‘최’가 그려진 헬멧을 쓰고 경기에 출전한다. 대한민국의 카레이싱의 저력을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꿈을 꾼다.
이데일리는 한국 언론사 최초로 최 선수를 후원한다. 오는 10일 미국 아이오와주 ‘아이오와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는 인디라이츠 경기에 출전하는 최 선수는 ‘EDAILY’ 로고를 단 머신를 타고 트랙을 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