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의 새로운 고민…금리 인상 가늠자 될 '최대고용'

연준, 물가목표는 충족…최대고용 도달 여부 관건
코로나發 불확실성↑…파월 “최대고용 갈 길 멀어”
다음달 초 공개될 '8월 고용보고서'에 주목
  • 등록 2021-08-30 오후 3:52:25

    수정 2021-08-30 오후 9:00:44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다. ‘물가안정(stable prices)’과 함께 통화정책 목표로 삼아온 ‘최대고용(maximum employment)’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명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최대고용은 ‘현실적으로’ 일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종종 안정된 인플레이션과 이에 부합하는 낮은 실업률로 묘사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최근 연준 이사들이 모호한 개념인 최대고용에 대해 (기존보다) 더 많이 얘기하고 있다. 제로금리를 얼마나 더 오래 유지해야 할 것인지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연준의 작업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 물가목표는 충족…최대고용 도달 여부 관건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는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실업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는 모델에 따라 움직여 왔다. 즉 실업률이 연준 추정치에 가까워지면 인플레이션에 선제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렸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제학자들은 회복 국면에 접어들어 실업률이 낮아지면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연준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고용시장에 복귀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를 강타하기 직전인 지난해 1월 미 실업률은 반세기만에 최저치인 3.5%까지 떨어졌다. 완전고용 수준이다.

연준 이사들은 물가·고용 지표를 과대평가해 금리를 성급하게 인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달 초 “2007~20009년 경기침체 이후 많은 경제학자들이 실직자들이 복귀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지만, 돌이켜 보면 이는 완전히 거짓이었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지난해 8월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공개했다. 우선 물가안정 목표와 관련해선 ‘대칭적(symmetric)’ 인플레이션 목표로 전환하고 ‘2% 평균물가목표제’ 도입을 공식화했다.

△인플레이션이 2%까지 상승하고 △나아가 2%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동시에 △고용시장이 최대고용과 일치하는 조건에 근접해야 한다는 세번째 조건까지 충족해야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인플레이션이 예상 범위 안에 머무르는 한 실업률이 최대한 낮아질 때까지 연준이 기다려야 한다고 요구한 셈이다.

연준은 당초 2%를 웃돌 것으로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두 번째 조건을 충족시킬 때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하지만 올해 여름 공급망 악화, 수요 급증, 여행 반등 등으로 물가안정 목표 두 조건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코로나發 불확실성↑…파월 “최대고용 갈 길 멀어”

예상보다 빨리 최대고용 달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연준은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명시해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다양한 연령대의 실업률과 노동 참여율을 포함해 어떤 요소가 최대고용을 구성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고용시장에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연준 이사들의 의견은 제각각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우리는 높은 참여율, 낮은 실업률, 높은 고용률, 임금 상승 등 명백히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으로 가고 있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지난 27일 잭슨홀 연설에선 “최대고용에 도달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팬데믹 이후 지난해 고용시장을 떠난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복귀할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을 비롯한 일부 연준 이사들과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은 내년께 미 경제가 최대고용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올 여름에 목격한 ‘탄탄한(robust)’ 고용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은퇴 및 돌봄 수요 증가로 미국은 400만~450만명의 근로자를 잃었다”며 팬데믹 이전의 노동시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고용난은)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다. 올 가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대고용 가늠자 ‘8월 고용보고서’ 주목

최대고용 논의가 심화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내달 3일 공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 쏠려 있다. 실업률은 올해 6월 5.9%에서 7월 5.4%로 떨어졌다. 8월엔 5.2%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WSJ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델타 변이가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진 8월 고용시장에 대한 세부 사항이 이번 보고서에 담길 것”이라며 “연준 이사들과 투자자 및 기타 관계자는 실업률, 노동시장 참가율 등을 면밀히 분석해 최대고용 판단에 참고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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