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돈길`도 옛말…집값 하락기엔 안 통해

4호선 역세권, 개통 전보다 2억↓
"하락장 선방해도 버티긴 역부족"
내년 일산소사선 등도 비슷할 듯
  • 등록 2022-12-13 오후 6:50:36

    수정 2022-12-13 오후 9:05:0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철길이 집값 상승을 이끌며 `돈길` 대접을 받던 시절이 지났다.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철도 개통 호재도 집값을 떠받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올 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 현대 아파트 주민들은 기대에 차 있었다. 도보 5분 거리에 신림선 경전철 서원역이 5월 개통했기 때문이다. 신림선이 개통하면서 여의도까지 이동하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호재에 지난해만 해도 8억원대에 거래되던 신림 현대 아파트 전용면적 105㎡은 올 3월 10억 3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9개월이 지난 지금 이런 호재는 빛이 바랬다. 현재 이 아파트 같은 면적 호가는 9억 5000만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서울 동작구 신림선 도시철도 지하 차량기지에 철도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철도 호재가 힘을 못 쓰는 건 비단 이 단지만의 일이 아니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별내별가람역 한라 비발디`는 수도권 전철 4호선(진접선) 별내별가람역과 도보 4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서울역 등으로 이어지는 진접선이 개통하면서 이 아파트 호가는 전용 84㎡ 기준 10억원을 넘봤지만 지금은 6억 70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진접선 개통 전인 지난해 가격(8억 9000만원)과 비교해도 2억원 넘게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철도 개통은 집값 상승을 이끄는 핵심 호재로 꼽혔다. 교통망 개선과 그에 따른 지역 개발 기대감 때문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핵심 노선은 공사 시작 전 노선만 나와도 주변 집값이 들썩였다.

최근 금리 급등과 매수세 위축 등으로 주택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이런 호재 효과도 예전같지 않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나마 철도가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선방했겠지만 그래도 하락세를 거스르기엔 무리”라면서 “철도 건설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이기 때문에 아직 개통 안 한 철도 역세권은 더 충격이 클 것이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안팎에선 내년 개통하는 철도 역세권도 한동안 힘을 쓰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내년엔 수도권 전철 서해선 일산~소사 구간(일산 소사선)과 4호선 별내선 암사~별내 구간, 1호선 소요산~연천 구간이 개통 예정이다. 지역 사회에선 서울 접근성 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도심을 빗겨가거나 거리가 먼 게 단점이다. 일부 노선은 자재난 등으로 공사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변수다.

이은형 위원은 “시장이 좋을 땐 전반적으로 호재가 반영되지만 최근 같은 시장엔 차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철도 노선이 도심을 관통하는지 아니면 돌아가는지, 차량이 경전철인지 일반 전철인지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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