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씨는 “11월에 앱 환전 후 은행 지점에 방문했는데, 금고에 엔화가 다 떨어졌다고 해 환전만 하고 실물을 받지도 못했다”며 “엔화가 어느 정도 올랐으니 다시 은행에 가서 엔화도 찾고, 엔화예금에 쌓아둔 돈도 빼올까 한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에도 초저금리 기조를 지키며 ‘엔화 약세’를 용인하던 일본 정부의 태도가 바뀌자,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800원 중반대로 떨어진 엔화가 단숨에 910원대까지 급등했다. 약 한달만에 50원이 뛰는 등 엔화가 단기간 널뛰기를 지속하면서 엔화로 환테크를 하는 ‘엔트크족(族)’도 분주한 모습이다. 엔화 가치와 반비례 관계를 형성하는 엔화예금 잔액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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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가 단기간 내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국내 은행의 엔화예금 잔액도 이와 연동되는 모양새다. 엔테크족이 환율에 따라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잔액 규모도 ‘주’, ‘일’ 단위로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원·엔 환율은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만 하더라도 100엔에 860원까지 떨어지며, 2008년 이후 약 15년 만에 최저치 경신한 바 있다. 이때 엔화가 기록적으로 저렴해지자 엔화 예금통장으로 돈이 몰렸다. 국내 시중은행 4곳의 엔화 예금 잔액은 11월 1일 1조397억엔에서 7일 1조907억엔, 8일 1조971억엔으로 증가했다. 일주일만에 574억엔 늘어난 수치다.
은행권은 최근 엔화예금 증가 및 감소는 엔화가치 상승으로 환차익을 얻으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엔화 예금통장은 엔화가치가 하락했을 때 원화를 엔화로 바꿨다가, 엔화 가치가 오를 때 되팔면서 이익을 볼 수 있어서다. 제로 수준인 금리 대신 환차익으로 이익을 내는 구조다.
은행권 관계자는 “엔화예금은 금리보다, 환율이 수익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며 “환차익을 위해 예금에 가입하다보니 환율에 따라 예금 규모가 변한다. 특히 최근 엔화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루 단위로 규모가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달 중순에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따라 엔화예금 규모가 또 한번 늘거나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