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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 '글로벌 빅파마' 향한 삼바의 길

최근 모더나의 코로나백신 위탁생산 계약으로 주목
세계1위 바이오 위탁생산(CMO) 기업으로 우뚝
남의 약 위탁생산하는 본업,제약사로 태생적 한계
신약개발 본격나서야 진정한 글로벌 제약사 도약가능
신약파이프라인 강한 글로벌제약사 인수도 병행해야
  • 등록 2021-05-25 오후 2:49:15

    수정 2021-05-25 오후 9:46:46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CMO) 하겠다는 계약을 맺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여의치 않은 우리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짧은 기간에 세계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업체로 자리매김, K바이오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하고 있는 주역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매출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을 거두면서 매출1조 클럽에도 가입, 본격적인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CMO를 맡기겠다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줄을 서면서 기업가치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이 56조원에 달하면서 몸값은 코스피 6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번에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미국으로 건너가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는 모습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체 개발한 신약이 아닌 남의 것을 대신 생산하는 일을 주사업으로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주소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한편에서 나온다. 요컨대 의약품 위탁생산을 본업으로 하다보니 코로나19 백신등과 같은 신약을 자체 개발한다는 것은 언감생심인게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현위치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삼성바이로로직스가 앞으로 자체적인 신약개발에 적극 나설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장을 맡고 있는 존림 대표는 올해 초 “신약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제약·바이오 사업의 핵심은 신약개발이다. 매출 규모가 1조원이 넘어가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명성과 순위가 결정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분야에서 세계1위로 도약했다지만 진정한 글로벌 제약사로 평가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또다른 삼성의 의약품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표방하고 있지만 아직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기업도 아닌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삼성이 자체 개발한 신약이 아닌 다른 제약사들의 의약품을 대신 생산하는 일을 주사업으로 한다는 것은 어딘가 격이 맞지 않다. 비록 CMO 사업이 급성장세를 거듭하고 영업이익률이 25%를 넘나드는 알짜배기 사업이라 하더라도 삼성이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CMO 사업이 안착한 지금이야말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약개발에 본격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CMO사업을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활용, 자체 개발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신성장동력으로 일궈낸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제약사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수·합병(M&A)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기간 신약 강자로 도약할수 있는 효과적 전략이 될수 있다.

제약산업을 대표하는 특성은 다른 어느 산업보다 사업의 사이클이 길다는 점이다. 신약 개발을 하는데 십수년이 걸리고, 환자가 한번 복용한 약은 쉽게 바꾸지 않는 속성이 있어서다. 전업종 가운데 장수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은 것도 이러한 업의 속성에 기인한다. 예컨대 지난 1668년 약국으로 시작한 글로벌 제약사 머크는 올해로 창업 353 주년을 맞았다.

다수의 글로벌 신약을 확보한 제약사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도약하게 되면 백년이 넘어가는 장수기업의 자리를 꿰차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 CMO로 국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렸듯이, 잇단 블록버스터 신약확보에 성공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국을 제약강국으로 도약시킨 주인공이라는 평가도 받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강조한 창업이념인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실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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