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으면 살찐다고?…빵에 비하면 오히려 비만 억제"(종합)

농촌진흥청, 분당제생병원과 공동 임상실험
"식단균형이 무엇보다 중요…실험 이어갈것"
  • 등록 2018-03-27 오후 3:59:23

    수정 2018-03-27 오후 4:42:49

뉴시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농업계가 쌀밥을 끊어 살을 빼는 방식의 효용성에 대해 과학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쌀 소비 감소를 막고자 관련 실험도 이어가기로 했다.

농촌진흥청은 27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분당제생병원과의 인체 임상실험 결과를 공개하며 쌀밥이 밀가루 빵보다 체중과 체지방을 줄이는 등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한식과 빵을 비교한 연구는 있었지만 부식은 똑같이 한 채 탄수화물 섭취 방식만 달리한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사증후군이란 한 사람에게 고혈당,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죽상경화증 등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상태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열 명에게 4주 동안 같은 열량(칼로리)의 쌀밥(품종 삼광)과 빵(시중 유통 식빵), 공통의 부식을 먹게 한 후 당 부하 정도를 조사했다. 또 당뇨 전 단계의 성인 28명에게 4주 동안 빵과 쌀밥(백미), 발아 현미밥을 차례로 먹도록 한 후 허리둘레와 체중,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변화를 측정했다.

이 결과 밥이 빵보다 대사증후군 예방에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건강한 성인의 혈당은 밥을 먹었을 때보다 빵을 먹었을 때 더 빨리 줄었다. 같은 열량의 탄수화물을 먹더라도 밥을 먹었을 때가 식후 2시간까지는 배가 덜 고프다는 것이다. 또 밥이 빵보다 인슐린 분비를 낮춰 인슐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당뇨병 등 질환 유발 가능성을 낮췄다.

당뇨 전 단계 성인 28명이 4주를 세 차례로 나눠 동일 열량의 탄수화물(빵·발아현미밥·쌀밥)과 부식을 먹었을 때 나타나는 기간별 신체 변화. 단위는 왼쪽부터 ㎏, ㎝, ㎎/dL, ㎎/dL이다. 농촌진흥청 제공


당뇨 전 단계 성인 실험 때도 체중과 허리둘레, 중성지방은 발아 현미밥-쌀밥-빵 순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체중은 발아 현미밥을 먹은 기간 1.1㎏ 줄었고 쌀밥은 0.8㎏, 빵은 0.5㎏ 줄었다. 허리둘레도 발아 현미밥은 1㎝, 쌀밥은 0.4㎝가 줄어드는데 빵을 먹을 땐 오히려 1.9㎝ 늘었다.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쌀밥을 먹었을 때만 줄었고, 중성지방은 발아 현미밥을 먹었을 때만 큰 폭 줄었으나 모든 수치가 빵보단 밥을 먹었을 때 더 양호했다.

쌀과 밀 모두 ‘좋은 탄수화물’로 불리는 다당류가 많이 들어가지만 빵에는 설탕처럼 ‘나쁜 탄수화물’로 불리는 단순당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또 쌀·밀에 포함된 아미노산,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이 빵보단 밥으로 먹을 때 소화와 흡수가 유리하다고 부연했다.

이번 실험은 탄수화물의 섭취 방법을 달리했을 뿐 탄수화물 섭취량 자체를 줄이지는 않았다. 이른바 ‘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밥은 물론 빵도 피하고 고기나 채소류만 먹는 게 보통이라는 점에서 실험 결과의 한계점도 지적할 수 있다. 이규성 농진청 차장은 이에 대해 “사람들이 과학적 근거 없이 곡류 내 탄수화물을 비만의 원인으로 꼽는 건 오해라는 걸 과학적 실험을 통해 입증하려 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쌀을 포함한 균형적인 식단이 체중이나 중성지방, 비만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번 임상실험 당뇨 전 단계 피실험자 중 일부는 4주 동안 하루 1500㎉의 건강 식단을 먹은 것만으로도 체중이 11㎏ 줄고 체지방이 40% 이상 감소하기도 했다.

한편 농진청은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쌀밥과 쌀 가공제품 소비, 건강기능식품 내 국산 원료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한다. 건강기능식품은 2016년 기준 2조원 규모로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원료 국산 비율은 27%에 그친다. 농진청은 이미 발아 현미를 이용한 이유식이나 미숫가루, 쌀과자, 누룽지 등을 개발해 상품화했다.

발아 현미를 활용한 쌀 가공품 누룽지밥. 농촌진흥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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