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재산 2배 불린 빌게이츠…"부자 세금 더 거둬야"

"50년간 빈부 격차 확대…부자 증세 필요한 시점"
"10년간 재산 두배…한 일에 비해 과도한 보상"
"임금엔 최재 37%, 투자자본엔 20%…명백한 불공정"
"정부 재정적자 및 재분배 위해서라도 세제 개편 필요"
  • 등록 2020-01-03 오후 3:53:42

    수정 2020-01-03 오후 3:53:42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를 설립한 세계 2위의 부호 빌 게이츠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다시 한 번 ‘부자 증세’를 촉구했다.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게이츠는 지난달 31일 ‘새해 전날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What I‘m thinking about this New Year’s Eve)’이라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가장 부유한 미국인과 가장 가난한 미국인 간 부의 격차가 50년 전보다 훨씬 커졌다. 나를 포함해 극히 일부는 자신이 한 일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았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돈이 많으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게이츠의 재산은 재난해 말 기준 1131억달러로, 아마존을 설립한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 1149억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게이츠의 재산은 10년 전과 비교해 2배 가량 불어난 것으로 주가 상승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한 일에 비해 보상이 과도하다고 주장한 이유기도 하다.

게이츠는 “세금이란 건 온전하게 세상을 더 건강하고 공평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세상이 변할 때마다 세제도 함께 바꿔 왔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이를 실행해야 한다. 부자들은 지금 내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나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미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세금으로 징수한다, 하지만 24%를 지출하고 있다. 약속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세율을 부과토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정부가) 이를 재분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지난 반세기 동안 벌어진 빈부 격차를 좁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게이츠는 부연했다.

게이츠는 또 임금보다는 자금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임금에 최대 35% 세율을 적용해 전체 세입의 75%를 충당하고 있다. 반면 투자 자본에 대해서는 1년 이상 보유할 경우 20%밖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이는 부자들이 더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밝혔다. 이어 “세제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나는 자본이 노동보다 더 값지다는 어떠한 이유도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게이츠는 그동안 “주식 등을 매각해 버는 돈에 매기는 세율을 2배로 올려야 한다”며 꾸준히 부자 증세를 촉구해 왔다. 지난해 2월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면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구체적으로 재산세를 높이고 상속세를 피하기 위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막대한 부를 물려줄 수 있는 이른바 왕족 시스템(dynastic system)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다음 세대가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경제에 기여해도 전혀 다른 보상을 받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메디케어 세금의 경우 소득 상한을 없애고, 펀드매니저와 같은 사람들이 벌어들인 소득에 더 적은 세금을 내고 있는 허점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는 자신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기부를 예로 들며 “부자들은 원한다면 더 많은 돈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법이 요구하는 것보다 더 내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정부가 필요할 만큼의 충분한 돈을 모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선단체 기부가 아닌 법에 따라 한 시민으로서 의무적으로 세금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이츠는 세율을 높일 경우 기업가들의 보상이 줄어들고 기업가 정신 또는 혁신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거듭 우려하면서도, 현재의 세제 하에서는 (세율을 높이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혁신 기업가들에 대한 보상 체계를 파괴해선 안되겠지만, 아직은 한참 먼 얘기라는 주장이다.

게이츠는 1994년부터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에 MS 주식과 현금을 기부해 왔으며,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총 5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게이츠는 지난 2010년 당시 560억달러 재산 중 99%를 기부하고 세 자녀들과 아내에겐 1000만달러씩만 남기겠다고 약속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