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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23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등과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어 시장안정을 위한 각종 조치를 이같이 연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해부터 최대 37조4000억원 규모로 가동 중인 채권·단기자금시장 안정조치를 1년 연장한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10조원) 프로그램이 내년 말까지 연장 운영된다. 5조700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도 내년 말까지 가동할 예정이다. 증권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프로그램(1조8000억원)은 2025년 2월 말까지 연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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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연장한 것은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지난해 4분기 금리가 급격히 오르자 은행채, 한전채 등 우량채 수요가 급증하며 일반 회사채와 90일물로 발행되는 CP가 팔리지 않았다. 그 결과 회사채·CP 금리가 급등했고, 기업들은 회사 운영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내년에도 고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시장 안정에 중점을 두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회의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다.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고, 우량채의 스프레드(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 3년물 금리차)는 축소했으나 비우량채는 확대하는 등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으며, 취약 업종일수록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 연장을 결정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김 부위원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가 전환돼도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금리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은 고금리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을 요구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며 “가계와 기업은 고금리에 대비한 충분한 체력을 비축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