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인플레' 첫 언급…긴축 유지 속 인상 중단 힌트 줬다

긴축 유지하되, 비둘기 힌트 함께 준 FOMC
'지속적 인상' 문구 유지…5% 초반대 올릴듯
파월, 디스인플레 언급…일각 "5월 인상 중단"
  • 등록 2023-02-02 오후 3:05:10

    수정 2023-02-02 오후 7:22:0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통화 긴축 기조를 일단 유지하되, 기준금리 인상 중단 힌트를 동시에 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월가의 평가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전과 같은 최소 5% 초반대 최종금리를 시사하면서 긴축 기조를 천명하되, 이전에 하지 않았던 인플레이션 둔화 언급을 한 게 대표적이다. ‘항공모함’으로 불리는 통화정책 방향을 서서히 돌리는 초기 과정에서 매파와 비둘기파 면모를 함께 내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5월 인상 중단설이 서서히 나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연준, ‘지속적 인상’ 문구 유지

연준이 1일(현지시간) 오후 2시 FOMC 정례회의 직후 통화정책 성명서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시장은 매파 공포에 떨었다. 최대 관심사였던 ‘지속적인 복수의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 문구를 연준이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날 25bp(1bp=0.01%포인트) 인상을 통해 금리를 4.50~4.75%까지 올렸다. 이 문구대로라면 최소 5.00~5.25%까지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를 두고 “연준이 비둘기파적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약화시켰다”고 했다.

그 직후인 오후 2시30분 등장한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 초반 매파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월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지만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시장은 여전히 빡빡하다(타이트하다)”며 “당분간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FOMC 직전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돼 있음을 방증했다. JOLT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채용 공고는 1101만건으로 전월(1044만건) 대비 5.48% 늘었다. 시장 예상치(1030만건)를 상회했다. 교육·의료(211만9000건)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극심한 구인난이 이어졌다.

파월 의장은 “(강경 긴축 정책이) 서비스 분야에는 영향이 가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는 올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비교적 명확하게 말했다. 씨티그룹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발언은 매파적이었다”고 전했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빌 족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은 (긴축을 유지하면서) 경기 침체와 약세장을 선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 “이르면 5월 인상 멈출 것”

그러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이어지면서 뉴욕 증시는 갑자기 반등했다. 그가 몇몇 통화 완화 힌트를 내보이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불붙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게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언급이다. 그는 “상품을 중심으로 디스인플레이션의 초기 단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가 디스인플레이션을 거론한 것은 이번 금리 인상 국면에서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최근 지표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준다”고 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다음 몇몇 보고서가 인플레이션 완화를 보여준다면 다음달 인상 사이클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5월부터는 인상 중단 모드로 들어설 것이라는 뜻이다. 알리안츠 투자운용의 찰리 리플리 선임투자전략가는 “인상 사이클의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라며 “경제 지표가 (그간 긴축적인) 정책을 따라잡을 때까지 연준은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BC는 더 나아가 올해 하반기 중 50bp 금리 인하를 점쳤다.

파월 의장은 또 당분간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도 “과도하게 긴축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힌 경기 연착륙을 뒷받침하는 언급이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084%까지 떨어졌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11bp 이상 급락한 수준이다. 연준 금리 하단인 4.50%보다 훨씬 낮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387%까지 떨어졌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오후 2시35분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지수는 2.00% 치솟았다.

월가에서는 시장이 파월 의장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월가 금융사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언급 톤은 매파에 가까웠다”면서도 “그러나 시장은 그를 믿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준은 표면적으로 긴축 기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완화 모드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일부에서는 연준 통화정책 방향을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 역시 나온다. 인플레이션 지표와 달리 노동시장 지표는 방향성 없이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여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경기 사이클은 이전과는 매우 다르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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