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항공시장 바꾼 LCC 10년, 득과 실은

운임 낮추고 시장 파이 키워..지방공항 활성화
지연 등 사고 발생 잦아..제살깎기 경쟁도 우려
  • 등록 2015-01-26 오후 4:34:12

    수정 2015-01-26 오후 4:48:5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국적 저비용항공사(LCC)가 하늘길을 누빈 지 올해로 10년째다. LCC의 등장으로 항공여행은 보편화했고 지방공항들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반면 고객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도 커졌고 경쟁 심화에 따른 항공사 경영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비행기 문턱 낮아지고 산업 규모 팽창

26일 업계에 따르면 LCC 시대가 개막하면서 항공운임이 낮아지고 공급좌석과 여객숫자가 급증했다. 지방공항 활성화도 뒤따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LCC가 없던 2000년대 초반에는 군인, 국가유공자 등을 제외하면 항공운임 할인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지금은 LCC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특가 판매 행사가 실시되고 있고 대형사도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CC들이 일제히 낮은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기존 대형 항공사들까지 가격 인상을 억제하게 된 것은 소비자들에게 또 하나의 혜택이다. 대표적인 국내 노선인 김포~제주의 경우 성수기를 피하면 왕복 총액 기준 5만원 안팎에도 항공권 구입이 가능하다.

가격 인하뿐만 아니라 노선 확충과 좌석 공급 증가도 LCC의 공(功)으로 평가된다.

지난 2004년 이후 10년 동안 우리나라 항공여객시장 전체 공급좌석 수는 6570만3463명에서 1억484만2670명으로 약 60% 늘어났고 탑승객 숫자 역시 4582만3588명에서 8142만6297명으로 77.7% 급증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항공여객수가 8000만명을 넘은 가운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12% 이상 늘어난 91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CC들은 또 그동안 대형사들이 개척하지 않은 지방 연계 노선을 틈새시장으로 여기고 적극 취항함으로써 지방공항 활성화를 일궈냈다.

광주, 대구, 무안공항은 국내선 여객이 급증했다.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9월 광주~제주 취항을 시작했고 앞서 3월부터는 대구~제주 노선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부터 대구~제주를 오가고 있다.

청주, 양양공항의 경우 국제선 여객이 각각 2배, 4배 급증했다. LCC들이 지방발 중국·동남아행 노선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도별 항공 공급좌석 및 여객 수 현황(단위: 명, 자료: 한국항공진흥협회)
‘불편함’ 꼬리표 못떼..생존 위한 제살깎기 경쟁 딜레마

LCC들은 국내 항공여객시장에서 많은 순기능을 이뤄냈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 대형 항공사에 비해 객실 서비스가 미흡한 것은 저비용이라는 반대급부로 이해할 수 있지만 여전히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항공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내 LCC의 1만번 운항당 사고 발생건수는 0.63건으로 대형 항공사 대비 3배 이상 잦았다.

국적 LCC 5개사 모두 10여대의 기재를 쉴틈없는 스케줄로 운영하고 있는 탓에 기상 문제나 정비, 기체 결함 등으로 항공편이 지연·결항될 경우 연결편들까지 줄줄이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것이 LCC 현실이다. 주전 선수 10명으로 팀을 꾸려 대회에 참가한 야구팀인 셈이다. 그나마 지난 10년간 인명사고가 단 1건도 없었다는 건 위안거리다.

LCC들이 이렇게 빡빡한 운항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것은 박리다매(薄利多賣)가 유일한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해까지 감수하고 구사하는 ‘미끼’ 특가 마케팅은 때론 LCC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한다.

지난 2013년 LCC 5개사 모두 흑자전환했고 지난해에도 전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되지만 5개 LCC 중 3곳은 여전히 수백억원의 결손금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또 성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 입장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최대 LCC 제주항공이 지난 20일부터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찜 프로모션’은 최근의 대표적인 예다. 접속자 예측 실패로 홈페이지 접속이 초기 나흘간 사실상 불가능했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해 소비자를 위한 초특가 행사라는 좋은 기획 취지마저 의심케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들은 국내 시장을 수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시장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향후 과제”라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고 이를 실현할 정보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비행기를 띄우고 내리는 것보다 모든 서비스들을 효과적이고 전략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외 LCC처럼 정보시스템에 과감히 투자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은 “LCC는 단순히 승객을 실어 나르는 여객 운송사업에서 벗어나 타 항공사와 여행사, 호텔, 렌터카 등 다양한 여행 인프라의 중심에서 고객에게 최적의 여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 컴퍼니(Network Company)가 돼야 한다”며 “제주항공은 상품성 있는 노선 개발과 세계 유수의 항공사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군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는데 역량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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