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권은 투자상품?..서울 분양권 거래 9년만에 최다

지난해 분양 아파트 전매 제한 대거 해제
프리미엄 노린 가수요, 가격 상승 부추겨
  • 등록 2016-06-30 오후 2:26:35

    수정 2016-06-30 오후 3:07:01

△아파트 분양권 시세표가 나붙은 서울의 한 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 이데일리 방인권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서 준전세로 살고 있는 이모(35)씨는 최근 틈만 나면 휴대폰을 쳐다본다. 아파트 청약 당첨 문자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서다. 그러나 청약 당첨에서 미끄러지기만을 반복해 벌써 13번째 탈락했다. 이씨는 “주택 청약 때문에 애를 한 명 더 낳을 수도 없고 답답할 노릇”이라며 “직장 동료가 이번에 분양 당첨돼 프리미엄을 받고 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토로했다.

6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기간이 풀리면서 분양권 거래가 우후죽순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분양권 거래는 전매 제한 기한만 지킨다면 합법적이지만, 분양권 프리미엄만을 노린 가수요가 지나치면 시장을 교란시켜 실거주자의 내 집 마련 비용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30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9일 기준 아파트 분양권·입주권(조합원 분양권) 거래는 1228건을 기록해 2007년 6월 관련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전달보다도 64건 많고 지난해 같은 달(655건)보다는 87% 늘어난 수치이다.

지역별로는 송파구 내 거래가 273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성동구 160건 △성북구 117건 △강동구 92건 △서초구 78건 △동대문구 74건 △서대문구 73건 △금천구·은평구 49건 순으로 이어졌다.

분양권 전매가 많아진 것은 지난해 분양한 아파트의 전매 제한 기한이 풀린 주요 단지들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가 지난 1일을 기준으로 전매 제한이 풀렸고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는 지난달 4일 기준 분양권 거래가 자유로워졌다. 강남구 서초동의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와 강남구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도 지난달 30일로 전매 제한 기한이 끝났다.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분양권 전매가 많이 이뤄진다는 것은 주거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분양권을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며 “최종 수요자인 입주자는 결국 그 비용을 모두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분양권 전매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로 인하하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 수요가 지속·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달에도 한라가 서울 중구 만리동2가 10번지 일대에 선보인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 아파트가 26일부터 전매 제한이 풀린다.

분양권이 투자 상품으로 변화하면서 분양권 가격을 낮춰서 작성하는 다운계약서 등 불법적인 거래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단속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개인 간 암암리에 이뤄지는 거래인 만큼 단속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서울 송파·강남구,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부산 등 분양권 거래가 활발한 지역 4곳을 현장점검 해 공인중개사법 위반행위 2건을 적발하고 모델하우스 주변 ‘떴다방’(이동식 공인중개소) 등을 퇴거시켰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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