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놓인 외식기업의 눈물.."코로나로 손실 큰데 보상은 없어"

외식법인, 소상공인 달리 코로나 보상 제외
지난 2년간 지원 전무..'사각지대' 떠올라
장기 영업제한 손실에 자산 팔아 현금 마련
"외식 기업·소상공인 구분 없는 대책 시급"
  • 등록 2021-12-21 오후 3:37:18

    수정 2021-12-22 오후 6:07:02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외식 기업들은 요즘 한계예요. 장사가 안 되니 매장 철수하고 공장 부지 팔아서 인건비 마련하는 상황입니다. 영업 제한으로 희생은 누적되는데 손실보상 같은 지원에서는 철저히 소외된 ‘사각지대’에 빠졌습니다.”

정부가 연말연시를 맞아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나서면서 외식 업계의 한숨 소리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가 높아졌지만 이내 사적 모임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조치가 다시 지속 시행되면서다.

이에 외식업을 영위하는 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모두 고통이 가중되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 규모 외식 전문 법인사업자들 사이에서 이제는 생존이 어려워졌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대기업처럼 장기간 감내할 맷집도, 소상공인·자영업자처럼 재난지원금과 방역지원금 등 손실보상 지원도 없는 ‘사면초가’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한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이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 입구에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21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종합외식기업 A사는 최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인천 소재 본사 사옥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매각 완료 예정일은 이달 30일, 양도 대금은 82억원으로 지난해 연결 자산총액 대비 약 9.2%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부동산 대금 포함 총 122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A사는 한식·일식·중식 등 폭넓은 외식 분야에서 다양한 브랜드로 직영점과 가맹점을 운영하며 국내 견실한 중견 외식기업으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던 이 기업이 최근 소유 부동산까지 매각하며 현금을 마련하고 나선 것을 두고 지난 2년간 이어지는 코로나19 여파 속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궁여지책 아니냐는 분석이 따른다.

실제 이 회사는 코로나 이전 지난 2019년 약 35억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역시 코로나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3분기 누적 -52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고 있다. 매출도 2019년 약 1253억원에서 올해(3분기 기준) 478억원까지 뚝 떨어졌고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약 109억원에서 8억원 수준까지 급감했다.

이렇듯 계속 되는 식당 영업제한 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기존 매장 영업이 위축되면서 유동성 확보를 통해 운영비를 마련하고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A사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는 대신 새롭게 가정간편식(HMR) 통합 브랜드를 선보이고 온라인 채널 등을 통해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코로나 초기에는 기업 차원에서 로열티 사용료 면제와 물류비용 할인 등 가맹점과 상생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진행해 왔지만 거리두기 장기화로 본사의 부담이 커져가고 있다”며 “실제 법인에서 운영하는 직영점과 가맹본부는 지난 2년간 코로나 상황 속에서 작게나마 손실보상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연말연시 늘어날 수요를 예측해 미리 식재료와 인력 등을 확충해 놨는데 갑작스러운 거리두기 상향 조정으로 본사뿐 아니라 식재 도매상 등 많은 협력 업체들이 막대한 손실 비용을 떠안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A사에 국한한 상황이 아니다. 동종 업계 다른 대부분의 외식 기업과 브랜드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손실보상제 사각지대에 있는 외식 업계 중소·중견기업들은 지속 적자를 기록하며 사실상 줄도산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임직원·가맹점주·협력업체 가족들의 수많은 생계가 달려있는 만큼 미국 등 해외 사례처럼 기업과 소상공인 구분 없이 사각지대 없는 손실보상 방안 등 별도의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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