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옷 강요한 남편이 ‘범인’…“목 졸리고 나체로 화장실 감금”

BJ 빛베리, 남편으로부터 감금·폭행당해
남편 잠든 틈에 도망쳐 경찰에 신고
남편, 현재 구속 상태로 검찰 송치
  • 등록 2023-09-01 오후 6:44:13

    수정 2023-09-01 오후 6:48:39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남편으로부터 감금과 폭행당했다고 폭로했다가 자작극 의혹에 휘말렸던 여성 BJ의 사연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트위치 스트리머와 유튜버로 활동하는 빛베리(천예서)는 자신이 겪은 감금 및 폭행 사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지난 30일 JTBC ‘사건반장’은 예명 ‘빛베리’로 활동하는 BJ 천 씨가 남편 A씨에 감금 폭행당한 사건을 조명했다.

천 씨는 ‘사건반장’과 전화 인터뷰에서 “남편이 ‘인터넷 방송은 무조건 가슴 노출이 기본이다’라면서 선정적인 옷을 입혔다.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처음엔 멋모르고 따랐다. 사람들이 ‘아기엄마인데 왜 가슴 노출하냐’, ‘성매매 여성이냐’, ‘헤픈 여성이냐’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그래서 이런 옷 입기 싫고, 방송하기 싫다고 해서 그때부터 남편과 다툼이 많아졌다”고 주장했다.

천 씨 측 주장에 따르면 그가 방송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전부 A씨가 관리했고, 돈은 모두 시댁과 남편이 탕진했다. A씨는 천 씨에게 거짓 이혼 콘텐츠를 강요하면서 동정표를 얻자고 했고, 삽시간에 거액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급기야 A씨는 천 씨의 방송에서 과거 자해 소동까지 벌였다. 당시 그는 “같이 가자. 인생 포기했다. (천 씨가) 나보고 이혼하자고 하더라. 아무것도 없던 애를 월 천만원 벌게 해놨더니”라며 심한 욕설도 했다. 천 씨는 “사건 이후 정신질환으로 입원했고, 작년부터는 남남처럼 지냈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은 냉전 기간에도 방송을 진행하면서 돈을 벌었으나, 지난달 13일 감금 사건이 발생했다.

천 씨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새벽 A씨가 “바람났냐?”고 따지는 질문에 그는 “그래 바람났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A씨가 천 씨의 목을 조르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른 뒤 폭행이 시작됐다. 천 씨는 핸드폰도 빼앗긴 채 나체로 아침까지 화장실에 감금했다. 이후 A씨는 돈 되는 물건은 전부 가지고 밖으로 달아났다.

그러다 지인의 신고로 경찰이 와서 천 씨는 탈출할 수 있었지만, 그 사이에 다시 집에 온 A씨는 경찰을 보고 “왜 우리 집에 있냐?”며 따지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두 사람이 같이 출연했던 인터넷 방송. (사진=트위치 캡처)
경찰의 출동으로 임시 숙소로 지내게 된 천 씨는 남편의 “협의 이혼하자”는 말에 18시간 만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천 씨는 “남편이 저한테 마지막으로 밥 먹게 메뉴를 골라라 하면서 배달앱이 켜진 휴대폰을 제게 건네줬다. 그래서 저는 그걸 무방비 상태로 보고 있는데 (남편이) 나무 도마로 제 뒤통수를 가격했다”며 “목이 졸려졌고, 이번에는 정말 죽이려고 목을 졸랐다. 그러고 나서 진짜 죽을 것 같으니까 제가 싹싹 빌었다”고도 말했다.

당시 천 씨는 남편에게 “하라는 대로 다 할게, 돈도 전처럼 벌어올게. 오빠 말대로 밖에도 안 나가고 사람들도 다 안 만날게 하니까 이미 늦었다더라. 그러면서 케이블타이로 손발이 뒤로 묶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JTBC 방송에는 천 씨의 남편이 천 씨를 2차 감금하고 폭행하기 전 구매한 범행도구 영수증도 공개됐다. 공개된 영수증에는 케이블타이, 청 테이프, 장도리 망치, 송곳, 다용도 로프 등의 목록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남편은 2차 감금 당시 천 씨에게 “너나 개(반려견) 둘 중에 하나는 죽는다”며 “누가 오래 참나 보자”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천 씨는 남편이 잠든 틈에 도망쳐 경찰에 신고했으며 남편 A씨는 현재 구속 상태로 검찰 송치됐다.

이와 관련 이수정 범죄심리학 교수는 이 사건을 놓고 “2차로 유인했을 때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을 때 단호하게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건 가정폭력 여성들이 겪는 일종의 ‘피학대 여성 증후군’이다. 무서운 남자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에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자유의지 포기하는 이유는 사실 무섭고 공포스러워서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많은 경우 피해자 탓을 하는데, 이런 상태까지 학습된 무기력이 진행되면 피해자 탓을 해서는 안 된다. 누구라도 이 지경이 되면 어떤 여성도 저항하기 어렵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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