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중고거래 등장한 '기후동행카드'

‘기후동행카드’ 27일부터 본격 이용
구매 못한 이들 중고거래 통해 매매
실물카드만 이용, 아이폰 사용자들 ‘한숨’
서울시 “추가 수요 대비 예비 물량 비축 중”
  • 등록 2024-01-25 오후 3:29:53

    수정 2024-01-25 오후 7:12:05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윤모(33)씨는 근무 중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 여러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에 ‘기후동행카드’ 실물카드를 판매한다는 글을 찾기 위해서다. 이씨는 “화요일 출근길에 카드를 구매하려 했는데 실패했다”며 “아이폰 이용자라 실물카드가 필요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주기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중고거래 앱 캡처)
이씨와 같이 기후동행 카드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덩달아 중고거래 앱에서도 매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행태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판매하려는 사람과 구매하려는 사람 모두 중고거래 앱을 살펴보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한 중고거래 앱에는 기후동행 카드를 매매하고 싶다는 글들이 게시되기 시작했다. ‘1월 29일부터 사용 가능한 기후동행카드를 6만 5000원에 판다’는 글부터 ‘실물카드를 3000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글에는 ‘예약 중’, ‘거래완료’와 같은 표시가 붙었다.

기후동행 카드는 1회 충전으로 30일간 서울 전 지역에서 대중교통(지하철·버스)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이다. 따릉이 포함 여부에 따라 6만 2000원과 6만 5000원권 2종으로 출시됐다. 모바일 카드와 실물카드로 이달 23일부터 판매를 시작했으며 오는 27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

카드 사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중고거래에서 매매가 벌어지는 것은 시민들이 고물가 시대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교통 비용의 경우 지난해 8월 서울 버스 요금이 300원, 같은 해 10월 지하철 요금이 150원 인상되면서 사람들의 지출 부담이 커졌다. 실제 판매 첫 날인 지난 23일에는 실물 카드가 6만 2000장(모바일 2만 7000장·실물 3만 5000장)이 판매됐다. 실물카드 경우 초기 물량으로 10만장을 준비했는데 그 중 35%가 하루 만에 팔렸다.

실물카드를 판매하는 서울교통공사의 고객안전실 앞이나 인근 편의점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 사람들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도봉구에서 종로구로 출·퇴근하는 김모(31)씨는 “한 달에 교통비로 10만원 정도 나가는데 6만 2000원이면 약 3만원을 절약하는 것이라 이득이라 생각해서 구매하게 됐다”며 “첫날 아침 일찍 갔는데도 남아 있는 카드가 10장밖에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들의 아쉬움이 크다. 아이폰 사용자는 실물카드를 구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서는 모바일카드가 구현되기 때문에 별도로 카드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마포에서 신림동으로 출·퇴근하는 자영업자 강모(33)씨는 “지하철과 버스로 출퇴근하는데 내 장사하기 바빠서 실물카드를 구매할 시간이 없다”면서도 “붕어빵도 계좌이체를 하는데 아이폰 이용자라고 모바일 카드를 이용하지 못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아이폰은 모바일 카드가 안 돼서 실물카드를 사야 하는데, 실물카드는 매진돼서 물량이 없어서 사지도 못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초기 10만장을 준비했는데 추가 수요에 대비해서 예비 물량도 비축하고 있다”면서 “현재 모바일 카드도 많이 판매되고 있어서 추가 물량을 2~3만장씩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폰의 모바일 카드 구매 가능성과 관련해선 “정부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민간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23일 서울시민을 위한 대중교통 통합정기권 ‘기후동행카드’ 판매가 시작됐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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