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왔던 유승민·김무성 의원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며 밝은 표정으로 덕담을 나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유 의원이 지난해 개정 국회법 정국 당시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낙인을 찍힌 후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지 정확히 1년 된 날이어서 두 사람의 조우는 더 주목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58분께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 이원종 비서실장이 함께 청와대 영빈관에 들어섰다. 미리 착석했던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박 대통령을 맞이했다. 박 대통령은 ‘화합’을 상징하는 연분홍 상의를 걸쳤다. 지난달 국회 개원연설 때 입은 옷과 같았다. 박 대통령은 김희옥 위원장의 인사말 후 박 대통령은 미소를 머금은 채 발언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체가 돼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당·청 간 화합을 강조했다. 발언 도중 정운천·김명연 등 일부 의원이 휴대전화로 박 대통령을 촬영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김무성 의원은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서청원·최경환·윤상현·이주영 등 친박계 의원들과 함께 유 의원 뒤편인 8번 테이블에 앉았다. 최경환 의원은 때때로 시선을 아래에 뒀고 서청원 의원은 가끔 눈을 감기도 했다. 김 의원은 묵묵히 주로 박 대통령을 바라봤다.
박 대통령은 오찬장 내 병풍을 쳐 마련한 별도 접견장에서 참석자 전원을 환송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종의 스탠딩개별접견을 한 것”이라며 “특히 유 의원과는 서로 굉장히 밝은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비교적 길게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시간상 기념촬영은 생략했다고 한다. 오찬엔 새누리당 의원 129명 중 3명이 불참했다. 김정훈 의원은 방미 중이며 유재중 의원은 건강상 이유로 못 왔다. 최근 친인척 채용 논란을 일으킨 박인숙 의원은 고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