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10th]이성현 "미·중 무역분쟁은 이혼 소송…해결 아닌 합의 위한 것"

그간 양국 충돌 막아준 '무역'이란 기반 무너져
미·중 관계, 30년간 꾸준히 하향 평준화 과정
선택 강요받는 韓, 사회 내 컨센서스 논의해야
  • 등록 2019-06-13 오후 2:29:04

    수정 2019-06-13 오후 2:29:04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세 번째 세션 ‘신냉전시대 갈림길, 기업의 셈법은?’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이윤화 기자]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미·중 무역갈등이 양국 간 무역전쟁이 아닌 미래 패권을 둘러싼 전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국가 관계를 지탱해 온 무역 이슈가 삐걱대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세 번째 세션으로 열린 ‘신냉전시대 갈림길, 기업의 셈법은?’에서 “미·중 갈등은 최근 들어 불거진 게 아니라 과거부터 예견됐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무력으로 맞서는 전쟁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는 분석은 틀렸다”며 “언론 자유, 영토, 사이버 전쟁, 소수민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가치관을 가진 국가다 보니 국가 간 충돌할 수 있는 뇌관이 많은데 그것을 막아 준 게 바로 무역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윤 추구라는 양국이 무역을 바라보는 공통 목적이 있었는데 그 댐이 무너지고 말았다”며 “충돌을 막고 있던 기반이 무너지면서 남중국 문제 등 다양하고 큰 영역에서 갈등이 잦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가)과거에는 미국 쪽에 손을 들어줬다면 지금은 경제 분야에서 중국으로 중심이 쏠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가운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는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뢰 문제는 결국 가치의 문제로 갈 수 밖에 없다”며 “미·중 무역분쟁이 결국 한국에게 어떤 가치를 가질 것인가,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인가를 두고 한국 사회에서는 일관된 컨센서스(전망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 분쟁은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합의를 할지 정하는 흡사 이혼 소송과 비슷하다”며 “미·중 관계가 30년간 꾸준히 하향 평준화 과정을 겪고 있어 추후 큰 틀에서 악화하거나 중간 봉합 과정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우리 세대까지는 괜찮더라도 다음 세대는 보장할 수 없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국면에서 대처에 미흡할 경우 한국이 ‘제2의 아르헨티나’ 처지가 될 수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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