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확산] '세월호 트라우마' 문화계 메르스 불안 엄습

공연예약·단체관람 취소 등
지난해 '세월호' 때 상황 재연 조짐
어린이공연 직격탄…환불요구 잇따라
박물관 학생체험학습 사실상 끊겨
종교계 대형집회·행사 자제
  • 등록 2015-06-04 오후 3:50:04

    수정 2015-06-04 오후 6:03:51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마스크를 쓴 채 행사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김용운·이윤정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에 따른 불안감이 문화계도 엄습했다. 각종 축제와 공연, 전시일정이 줄줄이 취소·연기되고 환불요구와 단체관람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여파로 한 차례 침체기를 겪었던 문화계는 또 한 번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공연은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감염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 같다”며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가 모이는 행사의 경우 학부모들이 적극나서 취소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공연들 예약취소 직격탄

여름축제의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당장 오는 12일 개막 예정이던 ‘제1회 남한산성아트홀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이 9월로 연기됐다. 남한산성아트홀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모노드라마 페스티벌’은 박정자·손숙·안숙선·김성녀 등 예술계 여성거장들이 출연하는 명작 1인극편을 한자리에 모은 축제. 21일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확산에 따라 3개월 뒤로 행사연기를 결정했다.

오는 1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대강당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1회 국제 오카리나 & 리코더 음악콩쿠르’도 취소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STM 코리아와 한국어린이오카리나·리코더연구회는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콩쿠르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직격탄을 맞은 건 어린이공연이다. 예약 관객의 환불 요구와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하남 하남문화예술회관에 올리는 ‘겨울왕국’의 경우 판매된 600여석에서 단체관람객 400여명이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2일 하루만에 모두 빠져나갔다. 또 부천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의 ‘신데렐라’는 단체 50여명, 개인 10여명이 취소했다. 4일과 11일, 19일 안양과 용인, 화성에서 각각 열릴 예정이었던 어린이 베스트셀러 뮤지컬 ‘책 먹는 여우’는 4일 안양공연을 앞두고 400여명이 넘는 단체관람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청해 이달 3차례의 공연이 아예 무산됐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이 기획·제작한 한 공연의 경우에도 3일과 4일 두 회차 공연 중 학생 단체관람이 취소되기도 했다.

▲박물관 현장학습 취소도…종교계는 대형집회 자제

서울 도심 박물관과 미술관에도 단체현장학습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 500여개 학교가 휴업을 결정한 영향이 크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보통 평일 10여개의 학교에서 현장학습을 나왔지만 4일에는 단 한 곳에서도 오지 않았다”며 “메르스 여파가 본격화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4일 오전 찾은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몇몇 외국인 관람객 외에 학생 단체 관람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 유아에게 인기가 높은 박물관 내 어린이박물관 역시 개관 후 반나절 동안 방문객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 서울에서 한 대형전시를 주최한 관계자는 “한 달 전 개막 후 매주 2배씩 증가하던 관람객이 며칠 새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메르스 사태가 계속 될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종교계 역시 대형집회나 행사를 자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경기 평택을 관할하는 천주교 수원교구는 ‘메르스에 따른 긴급 임시 사목적 조치’를 내리고 각 성당별로 성지순례 등을 자제하고 메르스가 의심되거나 확진받은 신자는 미사 참석 대신 기도로 주일의무를 대신하도록 했다.

불교계 또한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는 오는 8일부터 2박3일 간 수원 용주사에서 열릴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조계종 포교원도 6일부터 이틀간 경기 양주에서 개최하기로 한 어린이청소년 명상캠프를 무기한 연기했다. 또한 6일과 7일 충남 공주에서 열 예정이던 ‘재가불자 대중공사’는 장소를 서울의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변경하고 일정도 하루로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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