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대동여지도' 일본서 돌아왔다…"기존 지도와 구성 달라"

1864년 제작한 목판본 '대동여지도'
원본으로 삼았던 '동여도' 함께 담아
목판본 한계 보완…울릉도 배편까지 수록
"조선 지도 제작 형태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
  • 등록 2023-03-30 오후 2:57:16

    수정 2023-03-30 오후 3:05:5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조선 최고의 지리학자였던 고산자 김정호(1804~1866·추정)가 1864년에 제작한 목판본 전국 지도인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기존의 대동여지도들과 달리 ‘동여도(東輿圖)’의 내용까지 추가로 적은 최초의 지도라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번 환수는 해당 유물 소장자가 매도 의사를 밝히면서 그 존재가 확인됐다. 정보 입수 이후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계자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김기혁 부산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는 “이번 대동여지도 환수본이 향후 김정호의 지도 제작과정을 더욱 면밀히 확인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며 “환수본의 몸은 대동여지도이지만 머리는 동여도”라고 설명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공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동여지도’는 조선의 지리학자이자 지도 전문 출판자인 김정호가 1861년에 처음 제작·간행하고, 1864년에 재간한 22첩의 병풍식 전국 지도첩이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1864년 제작된 목판본에 가필·색칠하고 ‘동여도’에 기술돼 있는 지리정보를 필사해 추가한 것이다. ‘동여도’와 ‘대동여지도’가 하나의 지도에 담겨져 있다.

‘동여도’는 김정호가 ‘대동여지도’의 저본(底本·원본)으로 삼았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조선전도다. 조선시대의 교통로와 군사시설 등의 지리 정보와 약 1만8000여 개에 달하는 지명이 실려 있는 채색 필사본이다. 이에 반해 대동여지도는 목판으로 새겨야 하는 한계 때문에 많은 지명들과 주기(註記·지도의 여백에 영토의 역사, 지도제작법 등을 적어놓은 것)가 생략되어 있다.

목판본인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동여도’의 주기 내용으로 보완한 최초의 사례다. 이는 ‘대동여지도’가 보급되면서 변용된 형태로 추정된다. 국내에 소장되어 있는 ‘대동여지도’와는 다른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공개되고 있다. 대동여지도 북쪽 지형과 설명이 필사로 적혀 있다(사진=뉴시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가로 20㎝, 세로 30㎝ 크기의 책자가 여러 개 있는 형태다. 우리나라 전체를 동서, 남북으로 각각 나눠 표현한 첩을 모두 펼치면 가로 4m, 세로 6.7m 크기의 대형 지도가 된다. 마치 병풍처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끔 한 전국 지도다.

이번 유물은 총 23첩(목록 1첩, 지도 22첩)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동여도’의 형식을 따른 것이다. 일반적인 ‘대동여지도’는 목록이 따로 없이 22첩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를 남북으로 120리 간격으로 구분해 22층을 만들고, 각 층을 병풍식으로 접을 수 있는 첩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방식은 ‘동여도’와 ‘대동여지도’가 동일하다.

가장 주목할 것은 ‘동여도’의 주기 내용이 대부분 필사되어 상세한 지리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백두산 일대가 묘사되어 있는 제2첩의 경우 ‘대동여지도’ 판본에는 없는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의 거리가 필사돼 있다. 또한 울릉도 일대가 묘사되어 있는 제14첩에는 ‘대동여지도’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은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의 내용이 필사로 적혀 있다.

세부적인 구성에서도 그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대동여지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동여지도의 지도유설은 1첩에 인쇄돼 있으나 이번 유물은 지도의 빈 공간에 필사돼 있다. 또한 대동여지도 판본에서는 2면에 걸쳐 인쇄되어 있던 강원도 삼척부와 울릉도 일대가 1면으로 축소되어 배치되어 있는 점도 다르다.

김 교수는 “국내에 소장된 ‘대동여지도’ 갑자본과 ‘동여도’가 희소하다는 점에서 조선의 지도 제작과 활용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될 것”이라며 “이번 환수를 계기로 그간 멈춰있던 대동여지도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은 대동여지도 울릉도 부근이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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