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이 전세금 못준다네요..."정부, 역전세 DSR완화 만지작

7월 전세금반환용 대출규제 완화 발표할 듯
기간ㆍ금액 제한 등 둬 모럴헤저드 방지
  • 등록 2023-06-26 오후 5:00:23

    수정 2023-06-26 오후 5:00:23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직장인 A씨는 전세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고 있어 주변의 조금 큰 평수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전세가격이 떨어진데다, 출산 시기도 맞물려와 가족회의 끝에 결정했다. A씨는 이사갈 집을 알아보고, 전세 계약금까지 걸었다. 그런데 기존 집주인이 ‘돌려준 전세금이 없다’며 추가 연장을 하자고 해 혼란에 빠졌다. A씨는 “이미 새로운 집에 계약을 걸어둔 상태라 이사는 해야하는데, 전세금 돌려받지 못 할까봐 두렵다”며 “만약 전세금을 못 돌려받게 되면 또 추가대출을 해야하는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역전세 난’을 해결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의 추가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늦어도 내달 중순에 DSR 규제 완화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모럴해저드 방지 등을 위해 전세금 반환 대출목적, 기한 한정 등의 허들을 정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최근 1년 새 깡통 전세와 역전세가 급증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속속 도래할 예정이다. 28일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전세 계약 기간이 남은 가구 중 깡통 전세의 위험이 있는 가구의 비중은 올해 4월 기준 16만3000가구다. 지난해 1월 5만6000가구보다 10만7000가구, 2.9배 늘어난 규모다. 역전세 위험 가구는 지난해 1월 51만7000가구에서 지난달 102만6000가구로 2배가량 급증했다. 사진은 28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26일 금융당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전세반환대출 DSR’ 완화 관련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내주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역전세 난과 관련해 DSR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를 통해 “전세금 반환 목적에 한해 DSR 규제를 조금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도 7월 중에는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역전세와 관련해 전세반환대출 DSR규제 완화를 만지작거리는 건, 기존 계약 대비 전셋값이 크게 하락한 ‘역전세’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역전세가 발생하면서 임대인들의 보증금 반환 여력이 부족해지고,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이 늘어나고 다. 특히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고점을 찍었던 임대차 계약이 올해 하반기 만료되면서 역전세 난 상황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보증금 규모는 총 288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전세가격이 떨어져 임대 가구가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 규모는 24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한국은행은 전체 전세 임대 가구 중에서 추가 대출을 통해서도 보증금 반
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가구 비중을 전체의 약 4.1~7.6%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에 추진 중이 전세반환대출 DSR규제 완화가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갭투자’를 했다거나 대폭 올려받은 전세보증금을 다른 투기나 호화생활에 활용한 집주인까지도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는 특정기간의 임대차 계약에 대해서만 ‘전세금 반환용’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고점기간을 2021년에서 2022년 사이 등으로 특정해 이 기간에 해당하는 건에 대해서만 DSR 규제 완화를 적용하는 것이다. 또한 DSR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은 집주인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다음 세입자를 위한 전세보증보험을 가입시키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역전세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어려움을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유연하게 적용하려는 것”이라며 “다만 DSR규제 완화라기 보다는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표현이 맞고, 관련해 부작용 방지 장치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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