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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연구 결과 웹툰 작가, 제작사(CP)들이 플랫폼사에 대해 불만족하는 부분들이 별로 없다고요? 의아하네요. 다시 짚어보는 게 좋겠어요.”
지난 26일 ‘웹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국회 정책 토론회’가 열린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 토론회 주최자 중 한 명인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 같은 한 마디에 토론회장이 일제히 술렁거렸다. 이날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소속의 김효용 한성대 교수, 이영숙 동국대 교수가 발표한 ‘웹툰 CP·작가 분석’ 결과가 ‘의아’하다는 유 의원의 문제 제기였다.
문제가 된 부분은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 웹툰 플랫폼사 관련 내용이었다. 김효용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CP 설문 및 조사 결과, CP들은 플랫폼사와의 갈등보다 창작자(작가)들과의 갈등 수준이 더 높았다”고 발표했는데, 이 부분에서 유 의원은 “다시 짚어봐야 할 거 같다”며 사실상 조사 결과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 것이다.
웹툰 산업은 최근 5년내 급성장한 분야다. 산업이 급성장하다보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엔 네이버·카카오가 독식하고 있는 웹툰 플랫폼이 비난의 타깃이 된 모습이다. 분명 플랫폼의 영향력은 크다. 불공정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욱 ‘팩트’로 얘기해야 한다. 기초적인 웹툰 생태계 조사와 함께 웹툰 작가들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취합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처럼 의원실을 통한 단기간의 조사, 그것도 방향이 어긋나면 ‘의아하다’고 얘기할 정도의 연구는 해답이 되지 못한다.
웹툰노조 측은 플랫폼의 불공정을 지적하면서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편향성을 지적했고, 이에 동조한 제작사 측 일부도 “연구 결과에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서범강 웹툰산업협회장은 “아직 산업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플랫폼 등에 대한 불공정 프레임이 막연히 만들어진 건데 의원님들이 정확히 산업에 대해 인지된 눈으로 봐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문제가 있다면 핀셋처럼 집어내 해결하고, 이를 토대로 웹툰 생태계내 각 주체간 융합을 이뤄내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웹툰 생태계는 오로지 ‘플랫폼’ 탓으로만 끌고 가는 모양새다. 플랫폼 업계에서도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불공정이란 키워드는 웹툰 생태계내 다양한 주체간에도 나올 수 있다. 예컨대 작가와 어시스턴트간, 웹툰 제작사와 작가간에도 불공정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웹툰 산업 전반을 봐야지 플랫폼만 겨냥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보는 결국 분열만 일으킬 수 있다.
김양수 웹툰 작가는 “이번 토론회만 해도 1시간을 의원님들 축사하는데 썼다. 토론이라고 해도 3분 주어지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겠느냐”며 “제발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위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셨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