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 가격 12년만에 하락…은행위기 가중 우려

'2회 이상 거래' 상업용 부동산 가격, 전분기比 0.6%↓
12년 만에 하락…코로나19·고금리로 거래 급감한 탓
작년말 美상업용 부동산 대출 잔액 4800조원 달해
'부동산 가격조정→은행 신용손실 확산' 경고 잇따라
  • 등록 2023-05-18 오후 5:35:12

    수정 2023-05-18 오후 5:35:12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최소 두 차례 이상 주인이 바뀐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1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이후 미 금융권이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부동산 담보가치까지 하락하면 위기가 더욱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자료를 인용해 올 1분기 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반복매매지수(2회 이상 거래된 부동산 가격을 기준으로 한 가격지수) 기준 직전 분기보다 0.6%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건 2011년 2분기 이후 약 11년 만이다. 부동산회사 코스타그룹 조사에서도 미 상업용 부동산 가격(가격가중지수 기준·고가 부동산에 더 많은 가중치 부여)은 1년 전보다 5.2%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오피스(사무실)와 리테일(소매점) 수요 모두 감소했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오피스의 18.6%가 공실 상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해부터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기존 소유자들의 이자 부담이 확대한 것도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고 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더 큰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부동산 업계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금융권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의 부담도 가중된다. 연준이 지난주 공개한 금융안정성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잔액은 6조 6000억달러(약 4800조원, 농장·주거시설 제외)로, 은행 대출이 60%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진 부동산 회사가 나오게 되면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신용 경색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는 ‘둠 루프’(파멸적 악순환)를 촉발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보고서에서 “부동산 가격 조정이 상당할 수 있어 은행의 신용 손실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도 전날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를 매우 주의깊게 보고 있다”며 “지역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스튜어트 폴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간 통합이 디폴트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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