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통령' 농협중앙회장 선거 D-1…금융혁신 공약은

'농협금융 최대주주' 중앙회 새 수장···17년만에 직선제 '후끈'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 '한목소리'···"1금융권과 동일한 위치로"
"지역농협 상호금융 전략 수정, 농협금융지주 사업에도 영향"
  • 등록 2024-01-24 오후 3:54:42

    수정 2024-01-24 오후 6:48:52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농협중앙회장은 중앙회는 물론 NH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지배구조를 손 볼 수 있는 막강한 위치에 있다. 후보들은 ‘금융지주 농축협 공개’, ‘상호금융 자산운용본부 분사’ 등 농협금융 상황에 대한 각자 처방전을 내놓으며 ‘상호금융 경쟁력 강화’에 한 목소리를 냈다. 지역농협 주 수익원인 상호금융이 바뀌면 농협금융지주 사업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제25대 농업협동조합중앙회장선거’가 오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직선제로 진행된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임기의 비상근 명예직이다. 그러나 농협중앙회가 30여개 계열사를 둔 ‘자회사 부자’인 덕에 계열사 대표 인사권·예산권 등을 갖고 있다. 농업경제뿐 아니라 금융권에 미치는 실질적인 권한이 강하다는 얘기다. 농협중앙회가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하나인 농협금융지주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은행·증권·보험 등을 거느린 농협금융지주와 유통사업을 주로 하는 농협경제지주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중앙회장 후보들이 농협캐피탈 매각이나 농협생명·손해보험를 공제사업으로 재편하는 등 다양한 금융혁신 공약을 내거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등 주요 후보자들은 ‘상호금융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재 농협중앙회 내부에 있는 ‘상호금융부문의 역량을 1금융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공통된 목표다.

왼쪽부터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조덕현 충남동천안농협조합장.
먼저 강호동 후보는 상호금융의 목표를 ‘농·축협 수익센터’로 설정하고,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추진을 공약했다. 특히 눈에 띄는 내용은 ‘금융지주 농·축협 공개’다. 중앙회가 가진 금융지주 지분에 농·축협이 2대 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강 후보자는 금융지주와 농·축협 간 사업경합 문제를 현안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농협은행과 농협 지점이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서로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 이는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농·축협이 금융지주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사업경합 문제를 질서 있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강 후보의 시각이다.

또 농협금융의 약점으로 꼽히는 ‘글로벌’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농협금융 디지털화 가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별회계 수익성 복원프로젝트를 가동해 상호금융의 자산 운용체계를 혁신하고 지속가능한 ‘추가정산’ 사이클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조덕현 후보는 ‘농·축협을 더 강하게 만들겠다’는 구호 아래 농·축협 균형발전 4개년 계획을 공약했다. 특히 ‘상호금융 경쟁력 대폭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조 후보는 ‘지역 농·축협이 제1금융권 수준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지난 선거부터 많은 후보들이 내세웠던 ‘상호금융 추가정산 1조원’ 카드도 내놓았다. 통상 연간 5000억원 수준인 농·축협에 대한 수익배분이 1조원으로 늘어나면 농·축협 경영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비과세예탁금도 5000만원으로 늘리고 운용내역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공약 리스트엔 농·축협 종합컨설팅부 신설을 통한 무이자자금 50억원 지원안, 부실채권 직접매각 가능안도 함께 자리했다. 이외 △자동차보험 사업 진출 △조합장·임원 ‘종합보험상품’ 개발 및 일괄 가입 △농작물재해보험 가입품목·보장 확대 등 보험영역 강화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송영조 후보는 도농상생 문제 해결의 적임자임을 강조한다. 농협의 운영 패러다임을 농민 조합원에서 ‘농민+소비자 조합원’으로 바꾸겠다는 공약이다. 이를 위한 도시·농촌 공동사업 활성화안엔 △농협은행과 연계한 대도시 복합점포 △무이자자금지원 1조원 등이 담겼다. 또 농축협 신용사업이 1금융권과 동일한 위치를 갖기 위해 ‘원뱅크(One Bank)’를 제시했다. 원뱅크란 중앙회가 일괄적으로 상호금융상품 취급하는 전략이다. 기존 농축협이 따로 받아야 했던 각종 신사업 부문 인허가를 중앙회가 대표로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송 후보 역시 농·축협의 ‘추가정산 1조원’도 공약했다. 1조원 로드맵은 상호금융 특별회계 운용수익률 강화다. 상호금융 특별회계의 자산운용본부를 ‘자산운용분사’로 분리해 조직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자산운용전문가를 등용해 전문성 강화를 꾀한다. 상호금융대표, 조합장,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금운용위원회(가칭)’를 설치해 중장기 전략을 짜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안팎 관계자들은 주요 후보자들의 공통 공약이 상호금융 혁신으로 모였다는 것은 농협 내부에서 이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2금융권에 속한 금융사가 1금융권처럼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법·당국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지원과 기존 사업을 진행 중인 농협은행과의 조율 등 많은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며 “그러나 많은 후보가 핵심 공약으로 약속했다는 것은 내부에서 상호금융 강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는 반증”이라고 평했다.

한편 25일 진행되는 중앙회장 투표는 전국 지역농협, 지역축협 등 조합장 1111명이 참여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이 확정되며,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를 두고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중앙회장 당선인의 임기는 3월 정기총회 이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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