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公 협력 中企 취업박람회..취업준비생 ‘한숨’만

구인기업 학력사항 대부분 초대졸 이상 현장 구직자 대부분 고3 재학생
구인기업 사람 못 찾아 발 ‘동동’ 구직자도 일자리 못 찾고 ‘상실감’만
  • 등록 2014-05-26 오후 5:01:09

    수정 2014-05-26 오후 5:01:09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저는 아직 고등학교 재학 중인데 기업이 찾는 사람은 대졸 이상이더라고요. 지원할 곳을 찾아 면접을 보려고 왔는데 마땅한 곳이 없네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김준영(18)군은 구인 게시판을 꼼꼼하게 살펴보다 고개를 떨구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6개사 협력 중소기업들이 직접 나서 현장 채용을 한다고 해서 이날 학교수업 대신 박람회장을 찾은 김 군은 응시자격에 맞지 않아 지원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청년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학생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김정욱 기자)
취업전선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건 김군만이 아니었다. 이날 오전 현장을 찾은 800여명 중 90% 이상이 교복을 입은 고등학교 재학생이었다. 이들 대부분이 대체수업으로 현장을 찾았지만, 면접기준에 맞지 않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날 채용에 나선 중소기업은 총 51곳으로 이중 발전공기업 협력사는 27개였다. 당초 이들은 300여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채용예정자는 144명에 그쳤다. 그나마 채용정보에서 학력기준을 ‘무관’으로 표기한 곳은 5곳뿐이었다.

발전분야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 비엔에프테크놀로지는 4명을 선발하며 석·박사급을 우대한다고 밝혔다. 화력발전소 분산제어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제스엔지니어링은 2명 채용에 나서면서 대졸 이상, 토익 800점 이상의 스펙을 요구했다. 발전시스템제어분야 제품을 생산 납품하는 지오네트 또한 소프트웨어 응용분야 대졸자 1명만을 찾고 있었다.

간혹 학력 기준을 고졸 이상으로 내세운 곳도 있지만, 재학생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경기지역 특성화고에 다니는 이병현(18)군은 “3곳 정도 면접을 봤다. 하지만 면접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상실감에 대한 책임을 채용에 나선 기업들에만 물을 순 없는 것 같았다. 채용 시장에 나온 기업들도 대졸자 이상을 선발하기 위해 나섰다가 교복 입은 고교생들이 찾아와 당황하고 있었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청년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학생들이 채용 부스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김정욱 기자)
원전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A기업 관계자는 “해당 업무가 어느 정도의 전문지식을 요구하다 보니 학력기준이 대졸 이상일 수밖에 없다”며 “우린 대졸자 이상을 대상으로 한 취업박람회라고 생각했는데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B기업 관계자는 “고교생을 키워서 활용하기에는 우리로서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숙련될 즈음에 군대라도 가면 인력 손실이 상당해 재학생보다는 군대를 마친 고졸 이상의 구직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박람회 참여 기업에 대한 사전 정보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구인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장을 찾은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도 절실히 느끼는 듯했다. 한 차관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발전관련 업무가 전문분야이다 보니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