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김준영(18)군은 구인 게시판을 꼼꼼하게 살펴보다 고개를 떨구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발전공기업 6개사 협력 중소기업들이 직접 나서 현장 채용을 한다고 해서 이날 학교수업 대신 박람회장을 찾은 김 군은 응시자격에 맞지 않아 지원조차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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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채용에 나선 중소기업은 총 51곳으로 이중 발전공기업 협력사는 27개였다. 당초 이들은 300여명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채용예정자는 144명에 그쳤다. 그나마 채용정보에서 학력기준을 ‘무관’으로 표기한 곳은 5곳뿐이었다.
간혹 학력 기준을 고졸 이상으로 내세운 곳도 있지만, 재학생들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경기지역 특성화고에 다니는 이병현(18)군은 “3곳 정도 면접을 봤다. 하지만 면접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상실감에 대한 책임을 채용에 나선 기업들에만 물을 순 없는 것 같았다. 채용 시장에 나온 기업들도 대졸자 이상을 선발하기 위해 나섰다가 교복 입은 고교생들이 찾아와 당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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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기업 관계자는 “고교생을 키워서 활용하기에는 우리로서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숙련될 즈음에 군대라도 가면 인력 손실이 상당해 재학생보다는 군대를 마친 고졸 이상의 구직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박람회 참여 기업에 대한 사전 정보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구인기업과 구직자 간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장을 찾은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도 절실히 느끼는 듯했다. 한 차관은 이날 현장 방문에서 “발전관련 업무가 전문분야이다 보니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발전시켜야 할 부분은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