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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차는 왜 QR 안 찍나"…'방역 사각지대' 노점들

전자출입명부 확대되는데 노점은 '권고'
"구청서 하라는 것도 많은데 노점은 안 해"
9월 셋째주 깜깜이 비율 31.3%까지 증가
노점단체 "비판 수용…포장 권고 등 조치"
  • 등록 2021-10-14 오후 2:58:34

    수정 2021-10-18 오후 9:26:52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출입명부요? 여긴 그런 거 안 해도 되니까 더 이상 묻지 마세요.”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최모(55)씨는 친구와 함께 떡볶이를 먹으러 포장마차에 방문했다가 이런 말을 들으며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마스크를 벗고 옹기종기 모여 음식을 먹는 모습에 “출입명부를 안 써도 되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었다. 최씨는 “걱정되는 마음에서 물어본 거였는데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민감하게 반응하니까 말도 못 꺼내겠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논의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네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방역 사각지대’로 언급되는 노점상들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일반 식당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전자출입명부와 방역수칙 안내문 부착 등으로 구청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해야 하지만 노점들은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불평했다. 노점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음식을 먹으면서 불안하지만 말을 꺼내기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한다.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노점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먹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우린 수칙 다 지키면서 장사하는데…힘 빠지죠”

지난 3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개편되면서 150㎡(약 45.4평) 미만의 식당·카페 등도 모두 전자출입명부 작성이 의무다. 방문자들은 ‘외 1명’이 아닌 개개인 모두가 QR 체크를 하거나 안심콜 출입관리를 해야 한다. 현재 전자출입명부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업종은 35여개에 달하고 가을 단풍철을 맞아 정부는 전세버스도 전자출입명부 작성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여전히 길거리 포장마차나 시장 등 노점상들은 의무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다. 출입명부 작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밀접접촉자를 추리고 전파감염을 막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방식이다. 전자출입명부가 도입되기 이전에도 모든 식당과 카페는 수기명부 작성을 시행해야 했지만 노점상은 여기서도 제외됐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발생 코로나19 감염경로 불명은 첫째 주(8월 30일~9월 5일)에 19.1%에 불과했지만, 둘째 주(9월 6일~12일) 28.9%, 셋째 주(9월 13일~9월 19일) 31.3%로 늘어났다.

지속적으로 구청의 단속을 받는 자영업자들은 영업제한도 힘든 상황에서 노점들은 왜 사각지대로 빠져나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우리는 QR 체크에다가 구청에서 하라고 하는 것도 많아서 제약이 많은데, 저기 대로변에 있는 포장마차들은 그런 것도 필요 없다”며 “구청에 신고해도 제대로 조치를 안 해줘서 저런 거 보면 (방역수칙 지키는 게) 더 힘 빠진다”고 토로했다.

지난 주말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시장에 방문한 곽모(55)씨는 줄지어 있는 포차에 앞에 앉아 밥을 먹는 환경 속에서 출입자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곽씨는 “전혀 출입명부를 작성하라는 말이 없었다. 아무리 마스크를 끼고 있어도 앞에 음식들도 있고, 앞뒤로 앉아 밥 먹고 있는데 확진자가 안 나올 수가 없다”며 “시장에서 집단감염이 나오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카페 출입구에 전자출입명부와 방역수칙 관련 안내문이 비치된 모습이다.(사진=조민정 기자)
노점은 ‘권고 대상’…지자체 “단속대상 아니라 요청 불가”

노점은 권고 대상에 속하지만 사실상 ‘자율’에 맡겨진 탓에 노점상단체는 회원들에게 식사보다는 포장을 권유하도록 하거나 수기작성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거리두기에서 테이크아웃이나 포장 손님들은 식당과 카페에서도 출입명부 작성 대상이 아니다. 아울러 방역을 이유로 철거요청을 하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요구에 무작정 휴업만을 요구하는 건 방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 관계자는 “노점의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노점상들도 눈치를 많이 본다”며 “(코로나19) 초반엔 자율에 맡겨 있다 보니 나름대로 수기 작성을 하는 곳도 있었는데, 구청에서 철거를 요구하니까 나중엔 안 지키는 분들도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일장이 열리는 안산시민시장 노점상들은 방역 때문에 잠시만 장사를 접어달라는 구청 말을 들었었지만 이후 다시 장사를 하려고 하니 안 된다고 해서 투쟁하기도 했다”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신촌에서 장사하는 노점상들도 같은 상황에 놓였었다가 끊임없는 요구 끝에 장사를 다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단속을 실시하고 관리하는 지자체도 다르다. 식당·카페는 보건소가 담당하지만 노점은 애초에 의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구청에서 담당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애초에 출입자명부 작성 등 단속 대상이 아니라 단속을 하지 않는다”며 “노점관리는 구청 업무로 분류돼 보건소에서는 영업신고 한 업체를 대상으로만 관리한다”고 말했다.

노점 관리를 담당하는 구청 관계자는 “취식을 하는 포차 등 노점들은 출입자명부를 비치해서 작성하라고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며 “모든 방문자들이 작성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매일 같이 나가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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