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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왜 전직원장들을 고발했나…文정권 겨냥?[이슈분석]

서훈·뱍지원 전직 원장 고발배경 주목
“첩보무단삭제·합동조사 강제종료” 혐의
朴 “사실 무근”·徐, 입장 안 밝혀
野 “명백한 정치보복..당 차원 대응할 것"
대통령실 “반인권·반인륜적 국가범죄로 주목”
  • 등록 2022-07-07 오후 4:50:57

    수정 2022-07-07 오후 9:16:31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국가정보원이 전직 두 국정원장을 고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정원은 지난 6일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탈북어민 북송사건’과 관련해 각각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했다. 박 전 원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고, 야권도 “명백한 정치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국가정보원은 6일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탈북어민 북송사건’과 관련해 각각 박지원(오른쪽)·서훈(왼쪽) 전 국가정보원장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野, 안보실에 감사원 감사 청구 검토

국정원은 당시(6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자체 조사 결과 금일 대검찰청에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 등으로, 박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원장 등에게 적용한 혐의는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죄),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죄 등이라고 국정원은 전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지난 2020년 9월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 실종된 후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사건이다. 최근 해양경찰청과 국방부는 당시 이씨가 월북을 시도했다는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자진 월북 추정’이라던 종전 중간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국정원은 이 사건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박 전 원장이 사건 관련 보고서를 무단을 삭제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박 전 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장이 받은 첩보를 삭제한다고 원 생산처 첩보가 삭제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할 원장도, (국정원) 직원도 없다”며 “소설 쓰지 말고, 안보 장사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또 국정원은 같은 날 서 전 원장 등에 대해선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합동조사를 강제 조기 종료시킨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서 전 원장 등에 대해 국정원이 거론한 혐의는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죄)과 허위 공문서 작성죄 등이다.

탈북어민 북송사건은 지난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탈북해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사건이다. 서 전 원장은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지원·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국정원의 고발 등을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대응 수위를 올릴 전망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국정원의 정치관여 행위를 오랫동안 근절해 왔는데 고발이라는 방식을 택했지만 명백히 이것은 정치적 행위로 규정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前 국정원장 고발, 보도자료 보고 인지”

대통령실은 이날(7일) 국정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한 두 사건과 관련해 전직 원장들을 고발한 데 대해 국정원의 관련 보도자료 공개 후 내용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어제 국정원에서 전직 국정원장 2명을 고발했는데 대통령실 입장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입장이 따로 있지 않다. 저희도 국정원에서 보도자료를 낸 것을 보고 내용을 인지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권 침해를 거론하며 두 사건 모두 “국가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두 사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반인권적·반인륜적 국가범죄가 있었다면, 다시 말해 공무원 피격을 두고 국가가 ‘자진월북’ 프레임을 씌우려 했다면, 그리고 북한 입장을 먼저 고려해 귀순 어민의 인권을 침해했다면 중대한 국가범죄란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두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진상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두 전직 원장과 관련 직원들에 대한 고발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카드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국정원이 정치적으로 신(新) 권력에 줄을 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정원 진상조사 결과가 대통령실에 공유나 보고됐느냐’는 물음에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어떠한 보고를 드렸다는 건 저희가 공지하기 어렵다”고만 답해 석연찮은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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