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간에 형성된 ‘갑을 관계’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은 임대인(집주인) 우위의 전세시장이 지속되면서 집주인의 목소리는 높아지는 반면 세입자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이다.
24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셋값은 지난달 0.41%가 오르면서 5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9년 3월 이후 무려 39.2%나 뛰었다. 최근 들어선 ‘반전세’(보증부 월세) 확산에 따라 전세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렇다고 전세 물건이 많은 것도 아니다. 전세가 나오면 수요자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달려들어 쟁탈전을 벌이기 일쑤다.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 관계자는 “세입자 피해 사례를 접수해 중재를 시도하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막무가내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전세시장이 집주인 우위 시장으로 바뀌다보니 일방적인 ‘반전세’ 강요나 소득공제 거부 등 각종 횡포가 나타나는 것”이라 “계약갱신 청구권과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등 세입자 보호 대책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