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줄폐업 분수령…이르면 13일 당정 담판

여당 가상자산특별위원회, 금융당국 긴급 간담회
거래소 신고·심사 상황, 이용자 피해최소화 방안 점검
"모든 사안 논의"...신고 기한 연장 문제 제외
  • 등록 2021-09-02 오후 5:35:51

    수정 2021-09-02 오후 5:52:52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이달 말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줄폐업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 등을 위한 당정 담판이 이르면 오는 13일 열린다. 추석 연휴가 있는 데다 24일이 필요한 신고 기한 마지막이라 사실상 최후 담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특별위원장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래 10일로 간담회 날짜를 잡았지만, TF 소속 의원 중 코로나19 자가격리자가 나와 13일로 날짜를 잡아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1일에야 자가격리가 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3일로 1차 통보 (간담회) 날짜를 받았다”고 말했다.

유동수 의원은 “제기된 모든 문제를 전반적으로 논의하고 필요한 상황을 당국에 주문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파악한 신고·심사 진행 상황도 점검하고 정부 얘기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하려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내달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하고 은행의 실명 입출금 계정(실명계좌)을 확보해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 수리를 마쳐야 한다. ISMS 인증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정보시스템의 관리적·기술적·물리적 보호조치가 기준에 적합한지를 검증하는 절차다. 원화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ISMS 인증 획득만으로도 신고는 가능하지만, 이 경우와 코인간 거래만 가능하다. 현재 신고서를 제출한 곳은 국내 63개 거래소 중 업비트가 유일해 다수 거래소의 줄폐업이 우려되고 있다. 다른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투자자는 660만명으로 추산된다.

모든 문제가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다고 한 만큼 최근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트래블 룰(Travel rule)’ 적용 시기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트래블 룰은 가상자산 전송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사업자에 부과한 규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부과했다. 문제는 농협은행이 당국보다 사실상의 의무준수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면서 깐깐한 기준을 내세우고 있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트래블 룰 준수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내년 3월 25일까지 하라는 입장이다. 신고 수리가 끝난 다음에야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업계 목소리를 감안한 결정이다. 반면 농협은행은 신고 기한이 끝나는 9월 25일부터 당장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관련 체계를 구축 전까지 코인간 거래를 중단해달라고 업계에 제한한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관련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빗썸과 코인원은 은행 실명계좌 발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협은행은 트래블룰 없이 실명계좌를 발급해줬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자금세탁 방지 의무가 있는 은행이 책임을 크게 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거래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기준에 따라 내년 3월에 맞춰 트래블룰 시스템을 구축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코인 이동을 제한할 경우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업비트 독주가 심한 상황에서 농협의 코인 이동제한 권고는 시장 쏠림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 3개사인 업비트·빗썸·코인원 3개 거래소 시장 점유율이 98%를 넘어서는 가운데 업비트는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당정간 담판에서는 야당인 국민의힘과 업계에서 요구하는 가상자산 신고 기한 연장 문제는 논의되지 않는다. 유동수 의원은 “그건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국회 인사청문회와 취임사를 통해 수차례 “가상자산 시장 문제도 피하거나 미룰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래소 신고와 관련해 달라진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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