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레이스 본격화…한동훈 vs 이재명 리더십 대결
최근 국민의힘이 앞서는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는 여야가 공천 작업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더욱 크다는 평가다. 여당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던 대통령실 출신의 총선 배치 관련 단 4명(전희경·주진우·이승환·장성민)만 단수 공천하면서 시스템 공천을 단행했으며, 영남권 낙동강 벨트 지역구 내 재배치 등을 통해 컷오프(공천 배제) 후폭풍을 최소화했다. 반면 민주당은 비명계 배제, 밀실·비선 공천 논란이 불거지는 등 이재명표 사천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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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판세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이른바 한동훈 효과가 한 몫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한 위원장은 불출마 선언 이후 언론과의 끝장 소통, 파격 인사, 수평적 당내 문화, 전국 당원 동원력 등에서 전임 지도부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는 그가 극한의 당정 갈등 상황에서 보인 대처 능력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밀실 공천, 비명계 의원 대거 탈당 등으로 리더십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도 지지율 역전 현상 원인으로 꼽힌다. 한 위원장은 취임 후 줄곧 “이번 총선에서 86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은 시대정신”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3일에는 운동권 출신 정치인을 독립운동가에 비유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해 “그분들(독립운동가)이 돈 봉투를 돌리고, 재벌한테 뒷돈 받고, 룸살롱 가서 여성 동료에게 쌍욕을 했나”라고 직격했다. 이는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 살포 혐의로 구속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광주의 한 룸살롱에서 동료 여성 정치인에게 욕을 한 중진 우성호 민주당 의원 등을 비판한 말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는 노웅래 의원의 공천 문제 등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의원이 상당해 이들에 대한 공천 문제가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재명 대표 역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게) 공천을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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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남은 선거운동 기간이 많지 않은 만큼 이달 안에 공천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기간 공천 파동을 최대한 줄이고, 최근 불거진 의대 정원 확대 논란 등과 같은 민생 정책 이슈를 누가 선점해 해결할지도 관건이다.
이날 현재 국민의힘은 전체 253곳의 지역구 103개 지역에 대한 단수·전략 공천을 진행했으며, 61개 선거구에 대한 경선을 확정했다. 공천신청을 받은 전체 242개 지역구 중 70%에 달하는 164곳에 대한 지역구 본선 진출자와 경선 대상자를 정해 반환점을 훌쩍 넘어섰다. 민주당은 본선행 확정 지역 51곳, 경선 37곳 등 84개 지역구에 대한 후보자를 결정해 여당에 비해 더딘 상황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은 과거 총선에서 계파 간 갈등으로 벌어진 옥새 파동 등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민감한 공천 문제에 조심하고 있지만, 대통령실 리스크와 같은 요인은 남아 있다”며 “민주당은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인사들의 공천 문제, 친문·친명 갈등과 같은 문제를 최대한 봉합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