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소규모 민간 석유 정제시설(teapot·티폿)에 대해 원유 수입 쿼터를 전년 대비 35% 축소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 당국은 경유에 첨가해 품질이 낮은 연료를 제조하는 데 쓰이는 접촉분해경유(LCO) 수입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티폿은 주로 LCO를 한국 정유사 등에서 수입해 석유제품을 만들곤 했다.
이번 규제를 두고 중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동시에 정유시설 공급 과잉을 해소하려는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당국은 탄소배출량을 줄이려 중국 철강사를 대상으로 올해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 수준으로 맞추도록 해 사실상 감산을 유도했다. 세계 철강 생산량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의 감산 조치 이후 철강업계는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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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정보업체 플래츠(Platts)는 시노펙(Sinopec)·페트로차이나(PetroChina)·CNOOC·시노켐(Sinochem) 등 중국 국영 정유사 4곳의 7월 정제처리량이 758만배럴로 전월 대비 0.13% 줄 것이라고 추정했다. 플래츠는 중국의 7월 석유제품 수출량이 27만1000배럴로 6년 내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철강업만큼 파급효과가 막강하진 않겠지만 정유업에 대한 규제 역시 정유업계 공급 과잉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에쓰오일(S-OIL(010950))은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티폿 규제로 중국 내 공급 과잉이 완화해 중국 정유사가 수출보다 내수에 집중하면서 아시아 내 중국의 수출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정제마진 개선엔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티폿 가동률의 급격한 하락과 원유 수입량 감소, 7·8월 석유제품 수출량 감소 전망 등은 중국 정부의 정유산업 규제를 대변하는 지표”라며 “단기적으로 정유산업에 긍정적일뿐더러 하반기 정제마진 반등을 기대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도 공급 과잉을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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