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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의 브라이언 미한(Bryan Meehan) CEO가 공식석상에서 한국 진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브라이언 미한 CEO는 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커피 리더스 포럼’에 참석해 “1년반 전부터 한국 업계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고 어떤 기회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한국 시장을 담당할 제너럴 매니저를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뿐 아니라 대만이나 중국, 홍콩 지역의 오픈에도 큰 관심을 가진다”며 “이미 진출해 있는 일본에서는 내년 봄 교토지역에 8번째 카페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운영 형태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조인트벤처(합작투자회사)에 대한 요구가 많았지만 블루보틀의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고 싶어 가맹점으로 운영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직매장 운영을 고민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관심을 모았던 네슬레의 인수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9월 세계 최대 음료회사인 네슬레가 블루보틀의 지분 68%를 약 4억 2500만달러(약 48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브라이언 미한 CEO는 “네슬레가 인수했지만 중요한 것은 블루보틀을 독립회사로 남겨두는 것”이라며 “네슬레는 5년 후 블루보틀이 하려는 것을 도와주고 블루보틀의 스페셜티를 배우겠다는 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블루보틀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는 맛있는 커피와 환대, 지속 가능성 등 세가지를 꼽았다. 브라이언 미한 CEO는 “블루바틀에 대해 많이 얘기를 하는 것은 커피가 맛있다는 점이고 커피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매년 더 좋은 커피를 만들어 서빙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고객을 환대하고 세계 모든 지역의 고객을 환영하는게 중요한 가치”라며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사업보다는 커피 자체에서 기쁨을 찾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글로벌 커피브랜드 스타벅스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경우를 본다면 함께 동반성장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편리성을 원하는 고객은 스타벅스에, 15분을 기다리더라도 맛있는 커피를 원하는 고객은 블루보틀에 오기 때문에 서로 원하는 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블루보틀은 클라리넷 연주자인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한 차고에서 창업한 커피 회사다. 핸드 드립으로 느리게 내려주는 커피와 파란색 병모양의 독특한 상호를 앞세워 미국 커피 업계의 기린아로 성장한 업체다.
블루보틀은 로스팅된지 48시간 이내의 원두를 사용한다. 손님에게 주문을 받는 즉시 원두를 저울에 달고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커피를 받기까지 약 15분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스타벅스와 같은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시간은 2~3배 이상 오래 걸리지만 맛 만큼은 자신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메뉴도 8가지 정도로 단순화 했다. 매장 내부 인테리어는 흰색바탕에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심플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블루보틀의 전략은 마치 애플이 스마트폰을 내면서 보여준 혁신과도 닮았다고 해서 블루보틀은 커피계의 애플로 평가받으며 사세를 확장했다. 덕분에 브랜드 가치도 높아졌고 구글과 모건스탠리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불과 50여개 매장을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