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운반 풍선, 9.19 군사합의서 금지한 '기구'?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北 강력 반발
北 김여정 "군사합의 파기 경고" 으름장
국방부 "민간단체 전단 살포, 軍이 언급 부적절"
"접경지역 긴장 고조시켜, 살포 행위 중단해야"
  • 등록 2020-06-04 오후 3:42:22

    수정 2020-06-04 오후 3:42:2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북 전단(일명 삐라)을 운반하는 풍선이 9.19 남북 군사합의상 ‘기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합의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군사적 목적의 기구 운용이 아니기 때문에 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4일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군 차원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정찰 등 군사적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군사합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는 공중 적대행위 중지와 관련한 1조 3항에서 남북 쌍방은 2018년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상공 비행금지구역을 기구의 경우 25㎞ 이내로 설정했다. 고정익항공기의 경우 동·서부 각각 40㎞와 20㎞, 회전익항공기는 10㎞ 이내다.

‘기구’의 사전적 정의는 밀폐된 커다란 주머니에 수소나 헬륨 따위의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넣어 그 부양력으로 공중에 높이 올라가도록 만든 것이다. 민간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북측으로 보내기 위해 사용하는 풍선 역시 기구에 해당되기 때문에 남측이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이 이런 정황을 알고도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았다면 직무 유기라는 것이다.

지난 2016년 4월 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군 당국이 할 수 있는 조치는 사실상 없다. 군 당국에 따르면 탈북자단체 등 민간단체들은 주로 파주나 강화도, 연천 일대에서 남서풍이 부는 야간에 날려 보낸다고 한다. 군이 관할하고 있는 민간인통제선 안으로 들어와서 날려 보내는 것도 아니고, 북측으로 넘어가는 풍선을 향해 사격을 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격 과정에서 북측 지역에 피탄될 경우 남북간 총격전이 벌어질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10월 경기도 연천에서 남측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 풍선을 향해 북한군이 14.5㎜ 고사총으로 사격한바 있다. 북한군이 쏜 탄 일부가 우리 군 주둔지와 삼곶리 중면 면사무소 일대에 떨어져 우리 군이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남북 간 일촉즉발의 상황이 조성됐다. 이 때문에 대북전단을 날릴 경우 우리 군은 대비태세를 강화하는게 메뉴얼화 돼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접경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킨다”면서 “접경지역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문을 통해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강력 반발하면서, 개성공단 완전 철거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언급하며 으름장을 놨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보도했다. [출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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