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더딘 구조에 실종자 가족들 분노..“울 기운도 없다”

"늦기 전에 시신이라도 건졌으면" 가족들 망연자실
  • 등록 2014-04-21 오후 7:51:40

    수정 2014-04-21 오후 7:51:40

[진도=이데일리 이승현 나원식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지쳐가고 있다. 벌써 사고 엿새째가 됐지만 생존자 구조는커녕 사망자 시신 수습도 지지부진하다.

21일 진도 팽목항은 이른 아침부터 실종자 가족들로 북적였다. 새벽에 시신이 수습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 아이가 맞는지’ 확인하려는 가족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아침 9시 30분과 10시경 두 차례에 걸쳐 시신이 들어오자 여기저기서 애끓는 통곡소리가 터져 나왔다. 남의 자식이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보니 울음은 전염된다. 시신 확인소에서 자식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가족들도 울고, 폴리스라인을 잡고 선 경찰들도 고개를 떨군다.

특히 단원고 학생의 시신이 인양되면 “몇반 아이가 나왔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 실종자들이 선내에 반별로 모여 있을 가능성이 높아 다른 가족들이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이날은 세월호 4층 선미 부분에서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6구 발견되면서 여학생을 실종자로 둔 가족들이 술렁였다.

하지만 오전 10시 이후 시신 인양 소식마저 끊기면서 실종자 가족들은 절망하기 시작했다. 일부 가족들은 팽목항에 마련된 가족휴게소와 대기실에 누워 추가 인양 소식을 기다리다가 울화통이 터지는지 오열하기도 하고, 해경 관계자들에게 “왜 이렇게 못 찾아내냐”며 화를 내기도 했다.

가족들은 기운이 빠진 모습이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어떻게 구하느냐’를 놓고 곳곳에서 논쟁이 벌어졌는데 이제는 쓰러져 누워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오후 4시30분경에는 20여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기다리다 못해 현장에 나가봐야겠다고 요구해 해경 측에서 제공한 배를 타고 수색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배가 떠나는 현장에서 한 50대 여성이 울면서 통화를 했다. “아직 소식이 없어. 오늘은 거의 안 들어왔어. 그래도 기다려야지.”

21일 아침, 세월호 침몰 사건 현장에서 인양된 희생자 시신이 팽목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나원식 기자)
21일 오후, 세월호 침몰 사건 실종자 가족들이 사건 현장으로 가기 위해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있다. (사진=나원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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