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사회 변화상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내용이다. 단편적으로 또는 막연히 인식하던 이런 코로나19 시대의 뚜렷한 변화를 수치로 입증하는 모빌리티 빅데이터 분석들이 이어지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와 T맵은 최근 잇달아 자사의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했다. 양사 모두 유례없는 코로나19 상태를 맞이한 현실을 고려해 해당 내용을 다루는 특집을 실었다.
김포공항은 상위권 유지, 국제→국내 여행
SK텔레콤은 지난달 네이게이션 서비스인 T맵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T map Trend Map 2020’을 처음으로 발간했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극장 이용은 크게 감소한 반면, 차량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동차 극장 이용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멀티플렉스 극장을 찾은 사람은 1월 대비 86% 급감했지만 자동차 극장을 찾은 사람은 165% 증가했다.
2020년 5월 황금연휴도 예년과 전혀 다른 풍경으로 채워졌다. 인천국제공항은 T맵 목적지 전국 순위 1위였던 2019년과 달리 2020년에는 인천공항이 상위 순위에서 사라졌고 스타필드를 비롯한 아울렛 매장이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실제로 2020년 5월 연휴기간 동안 경기 하남의 스타필드와 마찬가지로 경기에 자리하고 있는 신세계사이먼프리미엄아울렛,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이 목적지 전국 순위 1~3위를 싹쓸이 했다. 다만 김포국제공항 국내선은 해당 기간 서울 지역 목적지 순위에서 5위를 차지하면서 해외여행객이 발걸음을 국내여행으로 돌렸단 사실을 수치로 입증했다.
드라이브 스루 이용 추이 분석을 통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새로운 식생활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 60만 건 수준이었던 드라이브 스루 이용 건수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3월부터 이용량이 급증해 6월 기준으로는 100만건 수준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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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는 SK텔레콤보다 약 보름 앞선 시기에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2020’에서 자사의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흐름 변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SK텔레콤과 달리 이미 4년간 리포트를 발표한 경험이 있지만 펜데믹이라 불릴 정도의 현상이 처음 일어났기 때문에 특집을 편성, 공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코로나19 관련 기간을 크게 중국에서 확산이 본격화하고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기(1월 1주차~2월 3주차), 대구 지역감염 이후 이동량이 급격히 회복한 2기(2월 4주차~4월 4주차), 이태원클럽 등 수도권 집단 감염이 발발하기 시작한 3기(5월 1주차~6월 4주차)로 분류했다. 이 기간 중에서 처음 집단감염이 발생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졌던 2월 4주차 이후 이동량이 실제로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급감과 이로 인한 국내여행 증가 추세는 T맵 분석과 동일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관심지역 지표에서 지난해 3위였던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3기 기준 65위로 순위가 62계단이나 하락했다.
반면 국내선을 주로 운영하는 김포국제공항은 같은 기간 16위에서 28위로 12계단 하락하는데 그쳤고 제주국제공항은 순위가 66위로 차이가 없었다. 반대로 여의도한강공원과 을왕리해수욕장은 순위가 60계단 이상 상승하면서 나들이객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양사에 이런 분석은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서비스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2450만명이 가입한 카카오 T 플랫폼, 16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내비를 통해 일반 고객 및 택시, 대리 기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양의 이동 빅데이터를 처리, 이를 토대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측도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한 명에 이르는 1850만 이용고객의 ‘T맵’ 이용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