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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불편하면서도 정작 정확도는 떨어지는 홀터(Holter) 심전도 검사(부정맥 등 심장질환 진단 검사)를 대체하겠다.”
편리하고 정확한 웨어러블(착용형) 부정맥(불규칙한 심장박동) 진단 의료기기를 개발한 휴이노 길영준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휴이노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르면 7~8월께 2대 주주인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판권 이전계약)을 통해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기 ‘메모워치’와 스티커형 심전도 측정기기 ‘메모패치’를 하반기에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정맥을 진단하는 심전도 검사에는 홀터 검사가 사용된다. 문제는 이 검사가 불편하고 정확도도 높지 않다는 점이다. 홀터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6개 전선을 가슴 등 몸에 부착하고 2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홀터 검사 부정맥 진단율은 50%도 채 안 된다고 한다. 부정맥 자체가 한 번 검사로 진단하기 어려워서다.
길 대표는 “메모워치는 두근거림이 느껴질 때 손을 시계에 대기만 하면 되고 매모패치는 가슴에 스티커처럼 붙이기만 하면 된다”며 “메모워치는 3년간 측정할 수 있고 메모패치는 14일 동안 연속 측정이 가능해 장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부정맥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뇌졸중 조기진단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맥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뇌졸중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이 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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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노는 제품 판매 확대에 필수적인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받았다. 메모워치는 국산 웨어러블 의료기기에서는 처음으로 건강보험 급여에 등재됐다. 메모패치 역시 최근 급여 대상으로 확인을 받았다. 하지만 모두 대면 진료에 대한 보험수가(의료서비스 가격)를 받은 것이라 실시간으로 부정맥 이상 신호를 의사에게 전달하는 비대면 모니터링 서비스는 할 수 없다.
그는 “기술은 다 구현했지만, 아직까지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없어 비대면 모니터링 기술은 막아서 출시할 예정”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허가 가이드라인)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보험수가 등재)이 많은 도움을 줬지만 정부가 좀더 보험수가 체계를 정비해 혁신 기술을 보급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휴이노는 2019년 국내 첫 정보통신기술(ITC) 규제 샌드박스(잠정 규제유예·면제) 기업으로 선정돼 비대면 모니터링 기술을 사용한 메모워치의 유효성을 입증했지만, 보험수가가 없어 정작 기술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휴이노는 해외 진출도 노린다. 휴이노에 따르면, 심전도 측정 관련 시장은 국내는 2000억원 규모지만 해외는 20조원에 달한다. 길 대표는 “메모워치와 메모패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있어 올해 안에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수출에 필요한 CE인증도 매모워치는 최근에 받았고, 메모패치는 신청 과정에 있어 내년 상반기에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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