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외친 '멸공'에..조용했던 신세계 '발칵'

정용진 '멸공' SNS 발 후폭풍 일파만파
정치권 논란 이어 신세계 주가 일시 폭락
일부 불매운동에 '구매운동' 움직임도
"중요한 해, 불필요한 논란 산 거 아니냐"
  • 등록 2022-01-11 오후 5:01:34

    수정 2022-01-11 오후 9:17:37

[이데일리 정병묵 전재욱 기자]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부회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리스크에 발칵 뒤집혔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잇단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브랜드 ‘보이콧(불매)’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바이콧(구매)’ 움직임도 포착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정 부회장이 앞으로 정치적 발언은 중단하기로 했지만 SNS ‘헤비 유저’인 오너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그룹 전체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논란 이후 불거진 ‘보이콧’ 운동 이미지(왼쪽)와 그에 맞서는 ‘바이콧’ 운동 이미지.
정 부회장은 11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이콧(boycott)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이미지와 함께 “누가 업무에 참고하란다”라고 글을 올렸다. 이른바 ‘멸공’ 논란으로 온라인상에서 돌고 있는 이마트(139480), 스타벅스 등 신세계(004170) 브랜드를 불매하자는 이미지를 직접 인용해 비꼰 것이다.

‘멸공’ 논란은 정 부회장이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멸공’, ‘방공방첩’, ‘승공통일’ 등의 해시태그를 함께 달았다. 논란이 퍼지자 정 부회장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멸공은 중국이 아닌 ‘우리 위에 사는 애들’(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신세계 계열 이마트(139480)를 찾아 멸치와 콩나물을 구입하는 사진을 올리며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해시태그로 단 ‘달걀 파 멸치 콩’의 머릿글자가 ‘문(재인 대통령)파’와 ‘멸공’을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후보는 “가까운 마트에서 필요한 물건을 산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야권 정치인들이 SNS에 멸치와 콩 사진을 올리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정 부회장의 SNS 발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0일 “쟤들(북한)이 미사일 날리고 핵무기로 겁주는데 안전이 어디 있냐?”라며 “사업하면서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간다.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신세계그룹 내부는 무거운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SNS 글을 올릴 때마다 격렬한 논란에 휩싸이는 게 회사에 좋을 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의 발언은 홍콩 등 중국권 유력 매체에 소개됐고 10일에는 신세계(004170) 주가가 하루 6.8%가 빠지면서 주주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천명했듯 올해는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사업 대 전환을 이뤄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그런데 오너가 SNS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니 구성원들이 답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베이 빅딜’을 성사시킨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오프라인조차 잘 하는 온라인 회사 돼야 한다”며 올해 회사 경영의 대 전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세계 브랜드 보이콧에 맞서 정 부회장의 발언을 지지하는 층들이 바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이또한 좋은 징후는 아니다. 보이콧과 바이콧이 동시에 같은 대상으로 발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보이콧과 바이콧은 대상과 형태가 다르지만 결국 ‘소비자 스스로 좋은 시장을 구축’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불매 확산보다 어느 한 쪽의 브랜드라는 인식이이 퍼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보편성’을 잃게 된다. 신세계가 다루는 주로 소비재는 의식주와 연관해 보편적인데 소비가 특정적으로 이뤄지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메시지가 선거 시즌과 맞물려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예기치 않은 일들이 빚어진 것 같다”며 “11일 북한이 미사일을 쏘았듯이 기업인으로서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언급한 것인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주주와 회사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되겠다 싶어 더이상 정치적 메시지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에도 북한이 동해상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쐈다는 내용의 기사 캡처 사진을 공유하면서 ‘OO’이라고 적었다. ‘멸공’ 대신 ‘OO’이라고 쓰면서 그간 논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게시물도 곧 삭제했지만 오너의 ‘SNS 리스크’를 그룹 구성원들은 한동안 숨죽이며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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