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에 정치권 충격…여야 "폭력 용납 못해" 한 목소리

이재명, 부산 현장 방문서 괴한에게 피습
대량 출혈 우려로 서울대병원서 수술
尹대통령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
쓰러진 당대표에 민주당 당무 차질 불가피
`정치인` 이재명, 위기 떨쳐낼까
  • 등록 2024-01-02 오후 4:56:18

    수정 2024-01-02 오후 7:15:20

[이데일리 이수빈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에서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 제1야당 대표를 향한 테러에 정치권은 크게 출렁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은 모두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쾌유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냈다.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의 총선 레이스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안팎의 위기에 직면했던 ‘정치인’ 이재명에게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방문, 흉기 피습을 당하기 전 가덕신공항 건설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재명, 괴한에게 목 부위 가격당해…與野 “폭력 안돼” 메시지 내고 일정 최소화

이 대표는 이날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살피기 위해 인근 대항전망대를 방문했다. 그는 오전 10시 29분경 전망대 시찰을 마치고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로 차량 탑승을 위해 이동하던 중 지지자 행세를 하던 60대 남성으로부터 피습을 당했다.

흉기로 목 부위를 찔린 이 대표는 곧장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로 옮겨졌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이송 전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며 “의료진에 따르면 자칫 대량 출혈이나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서울대병원 후송 후 신속하게 수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건 발생 직후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을 “이 대표에 대한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폭력은 없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며 이 대표의 안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제1야당 대표가 흉기 테러를 당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야당 대표가 대낮에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최근 이 대표의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대립각을 세워온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 대표님의 피습 소식에 충격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며 “부디 이 대표님의 부상이 크지 않기를, 이 대표께서 어서 쾌유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이 대표 피습 사건 발생 직후 여야는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하고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민주당 지도부는 경남 양산의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오찬을 함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하며 일정을 취소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최고위원들과의 통화에서 “대표의 상태는 어떻습니까”고 물은 후 “지금은 대표를 모시고 가서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역시 이날 저녁 예정된 ‘2024 대구·경북 신년교례회’ 일정을 취소하며 “예기치 않은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일정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총선 레이스` 멈춰 섰지만…당 장악력 제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

이 대표가 수술대에 오르며 당무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3일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당 운영과 관련한 사항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우선 이날 여야가 신속하게 처리할 법안을 논의하는 ‘2+2 협의체’ 회의가 취소됐다.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대통령 신년인사회에도 참석이 어렵게 됐다. 지난달 29일 공천관리위원장을 발표하며 시작된 총선 레이스도 이 대표가 복귀할 때까지는 운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가 민주당의 인재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인재영입도 당분간 멈춰 설 전망이다.

불의의 피습으로 정치권이 혼란스럽지만 당장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 사건의 여파에 대한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여야 당 대표나 대선 후보들이 전국 단위 선거 직전 괴한 피습에 노출된 후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커터칼 피습’을 당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입원 도중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퇴원 후 곧장 대전 유세에 나서며 한나라당 열세이던 선거 판세가 뒤집혔다.

이 대표는 최근 당 안팎의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었다. 당 밖에선 한동훈 위원장의 지지율이 이 대표보다 우세하며 총선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당 내에서도 이 대표 사퇴 요구가 계속됐다. 그러나 이번 피습 사건 이후로 시선은 이 대표에게 쏠렸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 자체는 정치양극화의 산물이다. 이와 함께 강력하게 등장한 팬덤 정치가 혐오 정치로 확산하며 정치적 테러의 여지를 만든 것”이라면서도 “당장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이 제고될 것이고, 이낙연 전 대표나 ‘비명(非이재명)계’가 추진하던 신당 창당은 다소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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