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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이 단 5.9건에 그쳤던 것.
이에 박근혜 정부는 부랴부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꾸리고 비혼과 만혼의 문제로 지목된 노동개혁을 통해 출산율 제고를 촉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갈수록 혼인율이 낮아지는 것은 단순히 청년 구직난과 최저임금 등의 문제 때문만은 아닌 듯싶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너무나도 당연시하게 번져버린 ‘인스턴트 사랑’ 역시 크게 한 몫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녀 사이의 ‘밀당’ 혹은 ‘간 보기’는 태초부터 존재했을 테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이 같은 행동은 어느 순간 너무나도 당연시 돼버렸다.
이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어장관리’로 칭해지며, 행위 자체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자아내기라도 했다. 그렇지만 최근의 젊은이들은 ‘썸’이라는 단어로 간단명료하게 정의하며 이를 가볍게 치부해버리기 일쑤다.
분명 서로 호감을 갖고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는 ‘썸 탄 것뿐인데 뭐…’, ‘우린 쿨한 사이니까’라는 말로 자신을 위로하기에 급급한 것.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는 정상적인 결혼생활의 영위보다는 이혼으로 치닫는 결말을 이끌어내는데도 크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 이혼율이 2014년에 비해 약간 감소했다고는 하지만 총 혼인건수가 30만 2000여건을 겨우 웃돈 시즌에 10만 9000여건의 이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크게 시사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혼인지속기간이 4년 이하인 경우의 이혼이 전체의 24.7%로 가장 높다는 점은, 젊은 세대들의 사랑과 결혼 생활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김해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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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대학로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매 회 만석에 가까운 티켓파워를 기록, 무려 네 번째 재연으로 8년간 장수하며 큰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죽은 아내의 묘지에서 십수 년간 먼저 떠나버린 그녀를 추억하는 남편의 독백과, 엇갈리는 죽은 아내의 대사는 90여분의 짧고도 긴 시간동안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일까.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의 절반 이상은 40~50대다. 다른 공연들이 젊은 커플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행보다.
극 중 일찍 세상을 떠난 아내와 남겨진 남편의 대화는 사실 독백이나 넋두리에 더 가까운 너무나도 일방적인 대화지만, 함께하는 동안 숱한 오해 속에 살아왔던 지난날을 회상하고 추억하게 만든다.
이에 극이 끝난 후 촉촉한 눈망울로 두 손을 꼭 마주잡은 채 공연장을 빠져나가는 중년 부부의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끝내 열린 결말로 마무리 지음에도 불구하고, 결말 추측보다는 관객들의 가슴 한 구석에 진한 감동과 삶의 반성을 가득 채워주는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인스턴트 사랑이 팽배하고 만남과 헤어짐이 너무나도 쉬운 지금 이 시대에,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첫 느낌과 설렘을 기억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