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개발업체 한계 왔나…“구조조정의 길, 길고 울퉁불퉁할 것”

비구이위안 사실상 디폴트, 채권자 후속 방안 논의 나서
헝다그룹은 청산 절차 밟을 수도…신탁사도 유동성 위기
경제 회복 발목 잡는 부동산 침체, 몸집·부채 축소 불가피
  • 등록 2023-10-19 오후 5:26:04

    수정 2023-10-19 오후 5:26:04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200억원 가량의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미 디폴트 상태에 놓였던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은 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는 부동산 개발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했다가 가라앉은 중국 경제의 단면을 드러낸다. 중국이 부동산 리스크를 덜고 경제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통한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허강시의 한 주거단지 앞에서 중국 시민들이 앉아있다. (사진=AFP)


“차입금 제때 내지 못할 듯” 실토한 회사

19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비구이위안은 전날까지 상환이 유예됐던 1540만달러(약 209억원) 규모의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사실상 디폴트가 발생했다. 직접 디폴트라고 선언을 하지 않는 이유는 실제 채권이 부도 처리가 됐는지 공식적으로 알려진게 없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비구이위안 채권자들이 잠재적인 부채 구조조정 패키지에 대한 논의를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구이위안의 창업자인 양궈창과 그의 딸 양후이옌이 해외로 도피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비구이위안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들은 여전히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결국 비구이위안이 당장 부도 사태를 맞진 않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비구이위안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6월말 기준 비구이위안 총부채는 1870억달러(약 254조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08억위안(약 2조원) 가량의 채권 상환을 3년 미루는데 성공했지만 전체 부채를 상환하기엔 여전히 버거운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회사도 최근 “해외 차입금을 모두 제때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크레딧사이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의 역외 채권 규모는 1185억위안(약 22조원) 규모다. 올해말까지 5억5750만달러(약 7600억원)의 역외 이자 및 원금 만기, 17억5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의 역내 채권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또 하나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는 구조조정 계획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신규 채권 발행이 금지되고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헝다의 청산 여부를 가를 청문회는 이달 30일 예정됐다.

이밖에도 부동산 국유기업인 위안양그룹도 큰 부채에 디폴트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기업들의 경영난은 신탁회사를 두고 있는 중즈그룹 등의 유동성 어려움으로도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장저우 지역의 한 주택 단지 앞에 비구이위안 로고가 게시돼있다. (사진=AFP)


살아나지 못하는 부동산, 신규주택 가격도↓

중국 부동산 침체는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전날 발표된 중국 3분기 경제 성장률은 4.9%(전년동기대비)로 시장 예상을 웃돌며 연간 5% 성장 목표 달성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함께 나온 부동산 관련 지표들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1~9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9.1% 감소했으며 연면적 기준 주택 매매는 올해 들어 6.3% 줄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70개 도시 평균 신규 주택 가격은 전월대비 0.30% 내려 전월(-0.29%)보다 낙폭을 키웠다. 비구이위안 위기 등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주택 매수 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형 개발업체들의 정상화를 위해선 구조조정을 통합 몸집과 부채 줄이기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많다.

로이터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인 훌리한로키와 중국국제자본공사(CICC), 미국 법률회사 시들리오스틴을 구조조정을 위한 고문으로 선임했다. 헝다 역시 현재 재무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고문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크레딧사이츠는 로이터에 “이제 초점은 컨트리가든의 부채 구조조정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있다”며 “구조조정의 길은 길고 울퉁불퉁(long and bumpy)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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