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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잇는 횡령 뒤엔 '주식·코인'…'투자 광풍' 부추긴 한탕주의

기업·공공·금융기관서 연일 '횡령 범죄'
횡령액 주식·코인 등 자산증식 투자
전문가 "윤리교육·내부통제 스템 부족 탓"
"주가 등 오를 때 '한탕주의' 심리도 작용"
  • 등록 2022-05-19 오후 4:44:11

    수정 2022-05-19 오후 9:24:44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올해 들어 일반 기업은 물론 금융·공공기관을 막론하고 직원에 의한 대형 횡령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횡령 직원들은 빼돌린 회삿돈 대부분을 주식이나 코인 등에 넣어 부실한 내부 감시망과 그릇된 ‘한탕주의’ 심리가 맞물린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 영업 담당 직원 3명이 회삿돈 35억원을 횡령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 3명은 거래처에 상품을 공급한 뒤 대금을 착복하거나 상품권을 현금화하고, 허위 견적서 또는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 이들은 횡령액 대부분을 주식과 코인, 불법 도박 등에 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잇단 대형 횡령사건의 시작은 오스템임플란트다. 지난 1월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관리 팀장이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다. 같은 달 서울 강동구청의 7급 공무원도 115억원을 횡령한 것이 밝혀져 구속됐다. 이어 계양전기 재무팀 직원이 246억원, LG 유플러스 본사 팀장급 직원이 수수료 수십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잇달아 적발됐고 클리오에서 18억9000만원, 우리은행에서 614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하는 등 횡령 범죄가 봇물처럼 터졌다.

이 횡령 사건들의 특징은 횡령금이 주식과 코인 투자 등에 이용됐다는 점이다. 오스템임플란트 전 팀장은 횡령금액 중 1000억원 이상을 주식 투자에 썼다가 날렸다. 강동구청 공무원도 횡령금 77억원을 대부분 주식 투자로 탕진했다. 계양전기 재무팀 직원은 코인에 5억원을, 우리은행 직원은 고위험 파생상품에 회삿돈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대규모 횡령 사건은 허술한 내부 감시 통제 체제와 주변에서 투자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동조하는 심리가 맞물린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직업 교육이나 윤리 교육 등이 부재해 회삿돈을 잠깐 쓰고 투자 이익을 본 금액으로 다시 갚으면 된다는 생각이 만연해 이 같은 횡령이 발생한 것”이라며 “작년 종합주가지수가 2배 가까이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개인주의 문화 성향이 강한 해외와 다르게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단주의적 문화가 강해 주변에서 누군가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그곳으로 몰려들어 가기 쉽다”며 “일종의 동조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교수는 “더는 부를 축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들이 주변에서 투자 성공 소식을 듣자 동요하고 동시에 ‘한탕주의’ 심리가 겹쳐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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