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원수라 믿었다…美서 ‘100년 형’ 받은 서 씨, 사연 뭐기에

  • 등록 2023-09-06 오후 10:21:55

    수정 2023-09-06 오후 10:21:55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1993년 9월 누나의 동거남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미국 시카고에서 100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장기수 앤드루 서(49·한국명 서승모)씨가 30년 만에 석방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서 씨가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에게 제출한 특별사면 청원이 수개월째 계류 중이다. 매체는 “서 씨는 교도소에서 30년을 살며 보인 모범적 모습이 용서와 자비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고 쿡 카운티 검찰 역시 사면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고 30년째 복역 중인 한인 장기수 앤드루 서. (사진=미 사법당국)
이어 “서 씨의 사면 청원이 또 받아들여지지 않아도 1993년 제정된 법에 따라 그가 모범수로서 쌓은 신용, 노동 시간, 재활 프로그램 이수 등을 인정받아 6년 후쯤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출생한 서 씨는 어떻게 미국에서 장기수가 된 것일까.

사연은 이러했다. 그가 2세 때인 1976년,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미국 시카고로 이민을 갔다. 9년 만에 아버지는 암으로 사망했고 어머니가 세탁소를 운영하며 서 씨와 5살 위 누나 캐서린을 키웠다고.

2년 뒤 어머니마저 강도 흉기에 37차례 찔려 살해당했으나 서 씨는 누나를 의지하며 유명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해 학생회장을 맡고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하고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던 대학교 2학년 무렵, 서 씨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누나의 지시대로 집 차고에 숨어있다가 누나의 동거인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당시 캐서린은 서 씨에게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상속받은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고 권총과 도주용 항공권을 건넸다.

서 씨는 2010년 해당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House of Suh)에서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보호하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 씨의 가족 사진. (사진=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의 한 장면)
그런데 의외의 정황이 발견됐다. 누나 캐서린이 80만 달러(약 10억 원)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돈 문제로 갈등을 빚던 어머니를 오두베인과 함께 살해했다는 추정이 나온 것. 서 씨 어머니의 살해 사건 당시 캐서린과 오두베인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서로의 알리바이를 보장해 수사에서 제외될 수 있었다. 오두베인이 살해된 후 서 씨는 죄책감에 자백을 했지만 캐서린은 도주했다.

그러다 지난 2017년 서 씨는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캐서린이 생명 보험금을 받기 위해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진술했다. 누나 캐서린도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거 받고 수감된 상태다.

서 씨는 1995년 재판에서 100년 형을 선고받은 후 항소심에서 80년 형으로 감형됐다. 이후 2002년, 2017년, 2020년 세 차례에 걸쳐 사면 청원을 했으나 모두 거부됐다.

서 씨가 올해 넣은 사면 청원은 지난 4월 일리노이 수감자 심사 위원회(IPRB) 심의를 거쳐 주지사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그의 사면이 희망적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 씨도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내 인생의 다음 단계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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