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중기부… 업계는 "실효성 과연?"

중기부, AI시대 제조 데이터 구축 예산안 67억원 편성
美 프레딕스·獨 마인드스피어 등 참고… "中企 생산성 ↑ 위해"
업계 "원활한 데이터 유통 시장부터 조성해야" 시큰둥
  • 등록 2019-09-09 오후 3:39:00

    수정 2019-09-09 오후 7:45:02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청사 별관 브리핑룸에서 중기부 2020년 예산안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의 내년도 예산 편성안이 발표된 가운데, 박영선 장관의 핵심 공약인 ‘제조 데이터센터’ 구축 예산도 포함돼 업계가 관심이다. 중기부는 기존 바우처 사업 등과의 연계로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벤처업계에서는 민간이 아닌 정부가 주도해 구축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도입 취지는 이해하지만 데이터가 원활히 유통되는 시장 조성 없이 중기부 플랫폼에 과연 얼마나 많은 기업이 참여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9일 중기부와 벤처업계 등에 따르면, 중기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제조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해 67억원을 편성했다. 중기부는 내년부터 제조 데이터에 대한 수집·분석·유통 네트워크를 통해 공정·품질 개선과 제품개발 등을 지원하는 데이터 센터·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어떤 건물을 짓는다는 건 아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8개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며 내년에 4곳, 그 다음해 4곳을 구축하는 걸 계획 중”이라며 “각 센터들은 기업의 제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중소기업이 활용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이용할 수 있도록 정제하고 분석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특정 공정에서 불량품이 나오는 상황인 경우에, 공정 당시 설비의 온도·압력·진동 등이 어느 정도 수준이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플랫폼에서 공유해 다른 기업들이 이를 참조해 품질과 불량률을 개선할 수 있다. 최소한의 적은 에너지로 생산이 가능한 제조 데이터도 공유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미국 GE(제너럴 일렉트릭)의 프레딕스(Predix)나 독일 지멘스의 마인드스피어(MindSphere) 정도가 유사한 사례라고 보면 된다”며 “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을 연계해 기업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했다. 데이터 바우처 지원사업이란, 데이터 분야에 투자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구매하거나 데이터 가공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간 민간 영역의 빅데이터 분야에 국가가 개입한다는 점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온 중소기업·벤처업계는 중기부의 이러한 취지 자체는 공감했다. 프레딕스와 마인드스피어의 경우, 스마트 공장에 특화된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이미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중기부가 나름대로 중소기업의 제조 프로세스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본다”고 했다.

문제는 민감 정보까지 공유할 기업들이 있겠느냐는 점이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칫 제조 대외비에 해당할 수 있는 민감 정보가 공개될 수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 제공에 적극 나서줄지는 의문”이라며 “기업들이 유용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참여를 꺼린다면, 정부 지원금을 준다 한들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영향으로 제한된 정보만 공유될 수 있다”며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건 좋은데, 플랫폼 안에서 유통될 데이터가 부족하면 실효성은 떨어진다. 데이터가 원활히 유통되는 시장부터 만들어야 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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