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제로 나선 과기부, 태양전지 효율 35% 총력, 원자력은 빠져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 수립
태양광·풍력·수소 등 포함···정부 연구개발 지침 활용
원자력계 "원자력 빼놓고 탄소중립 어려워"
  • 등록 2021-03-31 오후 3:30:00

    수정 2021-03-31 오후 9:39:21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정부가 탄소배출량이 없는 ‘탄소중립’ 시대를 열기 위해 10대 기술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태양전지, 풍력, 수소 등 재생에너지가 대거 이름을 올렸지만 원자력, 핵융합 분야 연구 개발은 포함하지 않아 진정한 탄소중립을 열 수 있을지 논란이다.

정부는 31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 전략’을 확정했다. 이번 전략안은 과기부를 중심으로 환경부, 산업부 등 각 부처가 협의해 앞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네이버, SK그룹 등 민간 기업에서도 탄소네거티브를 선언하는 등 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기업 연구개발의 주요 지침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탄소중립 10대 핵심기술 전략 요약.(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번 전략안에서 △태양광·풍력 △수소 △바이오에너지 △철강·시멘트 △석유화학 △산업공정 고도화 △수송효율 △건물효율 △디지털화 △탄소포집저장 등 10대 분야에서 기술목표가 제시됐다. 주요 정책으로는 2030년까지 △태양전지 효율 35% 달성 △풍력 발전기 용량 15MW 구현 △수소충전소 공급가 kg당 원가 4000원 달성 △건물 에너지 효율 30% 향상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 20% 이상 저감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탄소중립 규제자유특구 확대, 탄소중립분야 고급연구인력 양성 지원, 저탄소 기술 상용화 촉진 인센티브 로드맵 마련, 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대형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통해 기술혁신을 촉진할 계획이다. 가령 철강 분야에서는 수소 환원제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존 공정가스를 대체할 기술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원자력과 핵융합 기술 개발은 포함 안해 원자력계는 비판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 등 이념을 떠나 진정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원자력을 이용한 기술 지원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에서는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에도 원자력을 활용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탄소중립은 원자력을 빼놓고 실현하기는 어렵다”며 “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해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생산,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융복합하는 기술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과기부는 원자력을 고의로 제외한 것은 아니며, 전체 국가 계획 수립 시 원자력이 반영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과기부 관계자는 “수 십년간 연구개발이 이뤄진 원자력과 달리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초기 또는 발전단계에 있기 때문에 지원이 필요하다”며 “원자력 분야는 원자력진흥계획상 독자 체계가 있어 별도 개념으로 봐야 하며,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상재해 증가 등 기후위기가 현실화되면서 EU,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정부도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이번 전략안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핵심 기술을 선정해 발표한 만큼 전력수급기본계획뿐만 아니라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정책의 지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각 부처는 탄소중립 연구개발 사업을 올해 상반기 중에 기획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하고, 대형 연구개발 사업도 올해 중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최기영 과기부 장관은 “이번 전략 관련 사업과 제도적 지원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해 탄소감축에 효과가 큰 혁신 기술들을 빠르게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업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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