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금리인상 속도"…내년 상업용 부동산 7대 이슈는

"유동성 위해 자산 매각"…리밸런싱 나선 기업들
기업 임차수요 유지 여부·새로운 업무 형태 관심
  • 등록 2022-12-22 오후 7:12:19

    수정 2022-12-22 오후 7:12:19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최근 수년간 누렸던 호황 대신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질 경우 시장이 회복할 수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안한 국제 정세가 이어져 경기 반등을 예상하기 어렵다.

상업용부동산 전문 기업 알스퀘어는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7대 핵심 키워드’를 22일 발표했다. 7대 키워드는 △금리 인상 속도 △자산 리밸런싱(포트폴리오 비중 조절) △탄탄한 임차 수요 지속 여부 △균형 찾는 하이브리드 근무 △활발한 용도 변경 △오프라인 상권 회복 △엇갈린 프롭테크 운명이다.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 7대 핵심 키워드 (자료=알스퀘어)
◇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업계 촉각


내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초만 해도 팬데믹 완화에 따른 경제 활동 재개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시장 호황이 기대됐다. 하지만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들어 급격히 기대감이 꺾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올해 5월 상업·업무용 건물 매매 건수는 287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10월에는 99건으로, 5개월만에 65.5% 줄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같은 기간 1.75%에서 3.00%로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을 두고 전문가 해석은 제각각이다. 지난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1%로, 작년 12월 이후 최소 인상 폭을 기록한 건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출 요인이다.

연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며 금리 인상 폭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고, 미국 노동시장이 금리 인상을 버틸 만큼 탄탄해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기업들, 자산 리밸런싱 나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의 부동산 자산 매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줄이고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등 경기 침체 선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 초부터 12월 19일까지 유형자산 양도 또는 처분을 결정한 상장사는 27곳, 1조9600억원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상장사 38곳이 2조9700억원 상당의 유형자산을 양도 또는 처분했다. 다만 이마트(1조2220억원)를 제외하면 금액은 1조7476억원으로 줄어든다.

공공기관 177곳도 14조5000억원 규모의 보유 부동산과 주식 등을 오는 2027년까지 매각한다고 밝히며 몸집 줄이기를 본격화했다.

견고한 기업 임차 수요, 내년도 이어질지 관심

내년에도 서울 주요 업무지역의 임차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될지 관심이다. 경기 둔화에도 강남(GBD)과 도심(CBD), 여의도 권역(GBD) 등 서울 핵심 업무지구에서는 빈 사무실 찾기가 어렵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테헤란로 공실률은 3.2%다. 계약과 실입주 기간이 달라 일시적으로 공실이 발생하는 자연 공실률 고려하면 사실상 빈 곳이 없는 셈이다. 여의도 권역은 4.4%로, 전분기보다 1.2%p 내렸다. 광화문 공실률도 6.6%로 전분기보다 0.7%p 하락했다.

내년 전망은 엇갈린다. 경기 둔화로 기업 사정이 나빠지면 지금의 기업 임차 수요가 유지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반면 그동안 주요 업무 지역의 오피스 공급이 충분하지 않았고 IT 기업의 기초체력이 튼튼해 임차 수요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프라인과 재택근무의 균형 찾아갈 것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과 오프라인 근무를 유도하려는 회사가 균형 또는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의 경우 하나의 공간을 시간별로 복수의 회사가 돌려쓰는 ‘타임쉐어’와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건물 내·외부를 업그레이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오프라인 환경이 생산성 향상에 필수적이라고 보기 때문.

알스퀘어가 최근 직장인 4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7.5%는 최근 3개월 내 “재택근무를 단축 또는 종료하고 사무실에 복귀하라는 회사 방침이나, 공지가 있었다”고 답했다.

기업은 직원의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 모두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안다. 사무실 근무는 효율성 증대와 아이디어 발굴, 재택근무는 직원들 복지와 편의 측면에서 중요하다.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둔화로 기업의 생존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를 고집하는 회사는 이전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도 변경과 리모델링 수요 늘어

상업시설과 주거용 건물을 업무시설로 바꾸는 용도 변경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임차인을 적극 유치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건물 내·외부를 리모델링하는 건물 소유주가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있었던 2008년 전체 건축물 착공면적 중 증축·개축·이전·대수선·용도변경 등 리모델링은 1605만㎡로 전체 21.4%에 이르렀다. 팬데믹이 닥쳤던 2020년에도 전체의 17.7%(2184만㎡)를 차지했다.

모두 예년과 비교하면 비중이 소폭 늘어났다. 류 리서치센터장은 “통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건물 용도를 바꿔 새로운 수요를 찾는데, 이런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 선호 지역 중심, 상권 회복 이어져

성수동과 한남동 등 젊은 세대가 몰리는 지역 중심으로 브랜드 팝업스토어와 로드숍이 몰리며 상권 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성수동 인근 뚝섬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 공실률은 4.1%를 기록했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에 그쳤다.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등 고급 자동차 브랜드는 올해 성수동에서 신차 전시회를 열었다.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식음료(F&B), 패션, 명품 브랜드도 성수동에 몰린다. 한남동 역시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선보인 멀티 브랜드숍 ‘ZIP739’과 갤러리아 백화점의 테니스 용품 팝업스토어 ‘스매싱494’ 등이 들어서며 주목받고 있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인근에는 최근 BHC의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와 무신사가 새롭게 매장을 냈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도 다시 강남권에 터를 잡았다.

이익 창출 여부에, 엇갈린 프롭테크 운명

부동산 산업에 기술을 적용해 정보 비대칭과 소비자 불편을 해결하는 프롭테크 기업 운명이 이익 창출 여부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넉넉한 운영자금을 확보했거나, 당장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은 불경기에도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하다. 반면 적자 기업은 이용자 둔화와 매출 부진 우려가 높아진다. 경기 침체 시그널이 보다 강해지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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