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저가 수주 싹 자른다”…한화오션, 상선사업추진팀 신설

상선사업부, ‘선별 수주’ 중심 조직 개편
직원들 대상 타운홀 열고 올해 전략 밝혀
직원들 “경쟁사 대비 수주 부진” 지적에
“압도적 차별화 제품·기술 없었다” 반성
“불황기 저가 수주 대신 일부 도크만 운영”
  • 등록 2024-02-14 오후 4:12:09

    수정 2024-02-14 오후 7:26:58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지난해 경쟁사 대비 선박 수주가 부진했던 한화오션이 조직 재정비를 통해 전열을 가다듬는다. 올해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선별 수주’ 강화를 위해 전담팀을 신설했다. 이를 기점으로 저가 수주 관행을 없애겠다는 게 한화오션의 목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042660)은 최근 상선사업부 내에 수익성 중심 수주 전담 조직인 상선사업추진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 팀은 중장기 선종 전략 수립과 생산시수 관리를 담당한다. 현시점에서 어떤 선종이 고부가가치인지 등을 따져 선별 수주 전략을 수립하고 생산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이다.

기존에 생산본부에 속해 있던 예산팀은 상선사업부 쪽으로 옮겨 상선생산예산팀으로 재편했다. 수주 과정에서 드는 예산 관리를 좀 더 촘촘하게 하기 위해서다. 한화오션이 선별 수주 전략에 사활을 건 것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게 한 저가 수주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경쟁사 대비 수주가 부진하다는 내부 지적도 반영됐다. 한화오션 상선사업부 설문조사 결과 직원들은 ‘경쟁사 대비 수주가 미진하고 공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한화오션은 지난달 31일과 이달 6일 거제사업장과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각각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향후 전략을 발표했다. 타운홀에는 김종서 한화오션 상선사업부장(사장)과 문승한 상선기술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종서 사장은 “그동안 회사가 왜 어려운 시기를 보냈는지 분석해 보니 경쟁사를 압도할 만한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이 없었다”며 “로열 고객(단골)으로 영업 대상이 제한적이었고 중국을 포함해 국내 조선사 간 원가 중심의 출혈 경쟁도 심각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수주가 저조했던 원인에 대해 김 사장은 “도크(조선소 내 선박 건조장)가 채워져 있어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를 하면서 회사 경쟁력과 제품에 대한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이제 그 답을 찾았고 최근 암모니아 운반선을 수주한 것처럼 올해 적극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화오션은 지난해 경쟁사 대비 수주 성과가 크게 뒤처졌다.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연간 수주 목표(157억4000만달러)의 141.9%를 달성했고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해 목표(95억달러)의 87%를 채운 반면, 한화오션은 40억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69억8000만달러)의 57.3%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은 46억5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135억달러)의 34.4%를 채웠고 삼성중공업도 37억달러를 수주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이와 달리 한화오션은 올해 수주 목표 자체를 밝히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암모니아 운반선 2척(3312억원·약 2억5000만달러) 외에 공식적인 수주 성과가 없는 상태다.

한화오션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수주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앞세운 전략은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다. 김 사장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연료전지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디지털 솔루션도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신규 고객과의 파트너십 구축으로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등에서 선제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신(新)선종 시장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와의 차별점으로는 한화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한화오션 출범 배경에는 조선 산업을 넘어 기자재부터 에너지까지 이르는 에너지 종합 솔루션 사업이라는 목표가 있다”며 “이를 계열사와 협업해 이뤄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도크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저가 물량으로 채울 바에는 차라리 비워두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과거 불황기에 도크를 채우고자 수익성이 나쁜 선박들을 적자로 수주하기도 했는데, 손익에 굉장한 악영향을 끼친 아픈 경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호황과 불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도크 운영 방안을 수립했다”며 “수익성 높은 선종을 선별 수주해 불황기에는 일부 도크만 운영하고, 호황기에는 도크 전체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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