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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페트롤리움(Qatar Petroleum, 이하 QP)은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국내 조선 3사와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Deed of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계약은 QP가 오는 2027년까지 국내 조선 3사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이다. QP는 계약 규모가 100척 이상, 금액으로는 700억리얄(약 23조 6000억원)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 한 척당 선가의 5%에 해당하는 약 100억원의 기술 로열티를 화물창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프랑스 GTT에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화물창(Cargo Containment System, CCS)은 LNG를 담는 저장탱크로 두께 1~1.5mm의 주름진 스테인리스 박판(멤브레인)과 보온재로 구성된다. LNG선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영하 162도의 LNG를 외부 충격과 상온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이다.
현재까지 이 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전 세계에서 GTT가 유일하다. 때문에 우리나라 조선사들은 GTT에 기술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국내 조선 3사가 연간 20~50척의 LNG선을 수주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연간 최대 5000억원의 로열티를 지출하는 셈이다.
하지만 국내 독자 개발 화물창 기술 확보는 더딘 상황이다. 지난 2014년 한국가스공사가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국내 조선 3사와 10년에 걸친 공동 연구·개발(R&D) 끝에 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화물창 ‘KC-1’은 가스 누출 결함 등 잇단 품질 논란을 겪었다. 이와 관련, 선사인 SK해운과 조선사인 삼성중공업 간 소송전까지 치달았다.
더욱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3월 국내 조선 3사들과 한국형 LNG 화물창 후속개발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이 계획마저 지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