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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 등이 쌍용C&E(003410)의 출자자(LP) 교체를 위한 15억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컨티뉴에이션(Continuation) 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란 위탁운용사(GP)가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기존 출자자(LP) 대신 새로운 LP를 모집해 펀드를 조성하고 자산을 옮겨 담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결성됐다.
특히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신규 LP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된 자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번 자금 모집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번 펀드에는 미래에셋증권·교직원공제회·농협중앙회·경찰공제회 등 국내 유수의 LP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자본시장 큰손들이 검증된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연이어 출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중·소형 공제회들도 대형 기관의 검증 절차를 믿고 적은 액수라도 적극적으로 신규 출자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최근 국내 대표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우수 운용사로 선정한 유니슨캐피탈도 3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순조롭게 모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받은 펀드 중 내부수익률(IRR) 12% 이상을 기록한 경우 수시출자를 받는 우수 운용사로 선정되는데, 유니슨캐피탈은 8000억원 규모의 3호 펀드에 국민연금으로부터 2400억원을 출자받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 운용사들은 펀드 결성이 끝난 직후에도 기존 LP들로부터 그 이후 펀드나 다른 블라인드 펀드에 참여하게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며 “기존 출자자들이 재투자한 게 알려지면 소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공제회에서도 신규 출자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랙 레코드를 쌓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생 운용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기관투자가들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콘테스트를 축소하고 출자규모를 줄인 탓에 루키들은 대형 운용사의 동향을 파악하며 자금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이전 펀드 성과가 좋으면 기존 LP들이 자금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투자하는 경향이라 루키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며 “대형 운용사들은 이미 LP와의 네트워크가 끈끈하기 때문에 그들의 펀드 조성 상황을 살피면서 출자 타이밍을 엿보는 게 중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