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부진 포스코, '배터리 소재'로 반전 기회 찾나

배터리 소재, 신사업으로 집중 육성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잇따라 ‘투자’
광물 채굴→가공→공급 ‘밸류체인’ 구축
2030년 양극재 61만t·음극재 32만t 생산 목표
  • 등록 2022-11-02 오후 7:10:38

    수정 2022-11-02 오후 9:22:13

[이데일리 박민 기자] ‘철강사업’ 외길을 걸어왔던 포스코가 친환경 소재사로 재도약에 나선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굳건했던 포스코의 철강 사업도 글로벌 경기침체와 수요악화 파고에 수익성이 악화하는 데다 글로벌 탄소 중립까지 가속화하고 있어 신성장동력에 대한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고자 배터리 소재에 집중 투자하며 산업의 첫 시작점인 광물 확보부터 정제·가공을 거쳐 최종 소재 공급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며 단숨에 시장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 소재사로 떠올랐다.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경기 침체에도 배터리 소재 집중 투자

포스코그룹은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철강산업 둔화 등 ‘경고등’이 켜짐에 따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면서도 수소와 배터리 소재 등 핵심 성장사업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계열사별로 현금 중심의 경영 등 재무 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사업에는 투자를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로 가장 먼저 빛을 발하고 있는 게 배터리 소재 분야다. 포스코는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중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필수 원료인 리튬과 니켈 광물권을 모두 확보했다. 특히 광물 채굴에 이어 직접 정제·가공해 최종 배터리 소재를 공급하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리튬은 전 세계적으로 빡빡한 수급 여건에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공급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자원이다. 포스코는 오는 2024년부터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배터리용 ‘수산화리튬’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현지에 연산 2만5000톤(t) 규모의 ‘염수 리튬 공장’ 1단계를 착공했다. 애초 내년 투자할 예정이었던 2단계 사업도 지난달 초기 투자를 결정하면서 2024년 말부터 양산 규모는 5만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에서 생산한 리튬을 국내로 들여와 정제·가공할 계획이다. 리튬 정제공장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준공을 마친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은 포스코그룹의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 및 국내 양극재 생산 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번 염수리튬과 광산 채굴,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2030년까지 리튬 생산능력을 연산 3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권 인수에서부터 탐사, 생산공장 건설 및 운영 등 전 과정에 걸쳐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것은 당사가 국내 최초”라며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리튬 원료망의 탈(脫)중국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중국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IRA 대응에도 유리한 입지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니켈 또한 국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14일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2만t 규모의 고순도니켈 정제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십여년전 뉴칼레도니아 니켈 광산에 투자를 해 원료법인인 NMC(Nickel Mining Company)를 설립한 포스코는 이번에 정제공장까지 갖추면서 니켈 광석 채굴에서 배터리용 고순도 니켈 생산까지 전 과정의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양극재는 리튬, 니켈, 망간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이들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는 곧 양극재 사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배터리 핵심광물 투자뿐 아니라 소재 연구개발에도 힘을 쏟으면서 배터리 업계에서 ‘꿈의 배터리’라 일컫는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도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핵심소재 중 액체 형태의 전해질을 고체 상태로 바꾼 것이다. 기존보다 배터리 전압과 용량 등 에너지 밀도도 높일 수 있어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원료소재 밸류체인
포스코는 지난달 말 전고체 배터리 양산의 첫 단추인 ‘고체전해질’ 공장을 연산 24t 규모로 준공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나서기로 했다. 시장에 완벽한 전고체 배터리가 나오기 위해서는 고체 전해질뿐만 아니라 이에 걸맞은 양·음극재 개발도 필요하지만 아직은 개발 단계다. 이에 이번 고체 전해질은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위한 연구 개발이나 시험 생산에 쓰일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향후 전고체 배터리 시대가 본격화되면 생산 규모도 수천톤급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 시장도 진출

포스코는 배터리 사업의 마지막 퍼즐로 손꼽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눈여겨보고 있다. 올해 8월 폴란드에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를 준공했다. 앞서 포스코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이차전지 재활용 시장의 성장을 주목하고 지난해 3월 이차전지 재활용 자회사 PLSC를 설립했다.

이곳 공장은 연산 7000t의 생산능력을 갖춘 곳으로 유럽의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과 폐배터리를 수거, 분쇄해 가루형태의 중간 가공품인 ‘블랙 매스’(Black Mass)을 만든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이 블랙매스를 가져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한다.

폴란드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PLSC) 전경.(사진=포스코)
아울러 연내 완료를 목표로 GS에너지와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양사가 함께 1700억여원을 투자하며 지분은 포스코홀딩스가 51%, GS에너지가 49%를 갖는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폐배터리를 수거해 원료를 추출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진단·평가·재사용 등의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권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리튬 30만t, 니켈 22만t을 생산하고, 아울러 전구체 44만t,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만 매출 41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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